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외국산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경향이 팽배했다. 그러나 외국산 원두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갓 볶아서 숙성시킨 후 음용하기 직전에 원하는 양만큼 가정용 핸드밀에 분쇄해서 마시는 커피가 가장 신선할 뿐 아니라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한 달이 지난 커피는 아무리 보관을 잘 했다고 해도 커피 자체로서의 생명이 다 한 걸로 본다. 그러고 보면 외국산 커피를 무조건 선호하는 경향은 문제가 있다.

수입원두커피는 운송기간이 40일~50일 가량 걸린다. 국내에 도착한 상품은 식품검역을 통과하는데 다시 7일~15일. 소비자가 구입하는 시점은 빨라야 2~3개월이 지난 후다.

요즘은 순수한 원두커피가 아닌 헤이즐넛이나 아이리쉬 같은 인공향을 첨가한 향커피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향커피는 커피 본래의 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공향은 본래의 커피향을 무시할 정도로 강하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원두커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인공향을 혼합해 유통시킨 것이 향커피의 시초다.

이런 면을 생각해보면 국산제품의 신선도 수입산 보다 뛰어남을 알 수 있다. 또 커피매니아나 커피에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향커피를 커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두커피의 본래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없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양질의 원두커피도 일정기간 숙성이 필요하다. 갓 볶아 놓은 원두커피는 신선도 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커피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없다. 갓 볶은 원두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커피의 맛과 향을 저해하는 물질이다. 생두가 배전(Roasting) 된 후 이산화탄소 방출을 위해 공기 중에 열어두어 24~48시간이 지난 후 그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나므로 이때 커피를 추출하여 마시기를 권장한다.

커피는 오랫동안 애용되고 있는 반면 건강의 이유를 들어 기피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주범이다. 커피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반응을 나타내게 하는데 하루에 커피 몇잔을 마셔도 잠을 청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커피를 한잔만 마셔도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다. 그 원인이 바로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인체에 해로운 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적정한 양의 카페인은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원두커피 한잔 속에 함유된 카페인의 함량은 약 40~50mg정도이며 인스턴트커피의 경우 이보다 약 50~100mg 더 함유돼 있다. 성인 1일 카페인 섭취 권장량이 300mg 이다. 이를 고려해서 마시는 것이 바람직 할 듯.

카페인의 함량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또 한가지 상식은 원두커피의 색깔이다. 원두커피를 진하게 볶아 추출하면 카페인의 함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지배적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인스턴트 커피 보다는 원두커피를 기호에 맞게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커피전문가 / 아마레또 대표>

(표 1) 음료별 카페인 함량 비교표
상품 카페인/mg
아라비카 원두커피 100
로부스타 원두커피 200
로부스타 인스턴트 커피 140
콜라 25~40
홍차 60~75
쵸콜렛 6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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