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환 / 고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요즘 각 학교별로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조성하는 것이 유행인 모양이다.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기존의 맨 땅 위에 초록색의 보기도 좋고 관리하기도 좋다는 인조잔디를 깔기 위해 혈안이 된 모양새다. 각 학교의 교장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에 하루라도 빨리 인조잔디를 깔기 위해 숨 가쁜 경쟁을 하는 듯하다. 우리 고양시도 이미 많은 학교가 인조잔디를 깔았거나 깔 예정이라 한다. 하지만 겉보기에 파릇파릇하고 깨끗해만 보이는 이 인조잔디운동장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우선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살펴보자. 인조잔디의 충전재로 사용되는 검은색 고무 분말은 보통 폐타이어를 재활용하여 생산된다. 그러므로 고무분말은 타이어 구성 원재료의 속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07년도 문제가 됐던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등의 중금속과 벤젠, 톨루엔, 크실렌, 에틸벤젠 등의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 등이 함유되어 있다. 고무분말의 안전성 기준을 마련하여 안전한 제품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기준치 이하의 유해물질이 노출된다 하더라도 성인보다 취약한 아동들에게는 문제가 발생된다. 그리고 인조잔디의 색상을 내기 위해 안료를 사용하는데 안료의 안전성은 검사되지 않았다. 인조잔디에 사용되는 안료에 납이 다량 검출되었던 미국의 사례가 있다. 즉 인조잔디는 중금속과 화학물질 덩어리로 성장기 아동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조잔디에 이용되는 고무와 플라스틱 물질들은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엄청난 고온을 발생시킨다. 인조잔디의 표면온도는 천연잔디에 비해 무려 35℃ 정도 높다. 그래서 인조잔디 위에서는 열사병과 화상이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인조잔디는 보기와는 다르게 미끄럽고 딱딱하다. 그래서 고무분말 충전재는 충격을 흡수하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실제 충격흡수력은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달리거나 턴 동작을 할 때 무릎, 발목 등의 부상 위험이 높다. 또한 인조잔디는 오래 사용할수록 구성 물질 등이 점점 작은 입자들로 부서진다. 거기서 발생하는 미세합성섬유 입자들이 호흡을 통해 쉽게 폐로 이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두통 아토피 알레르기나 유독성 피부염을 야기할 수 있으며 잠재적인 암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조잔디에 사용되는 물질들과 충전재는 감염 원인이 되는 해로운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비위생적인 사람의 체액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인조잔디는 정기적으로 화학적인 세척제를 이용하여 소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교에서 얼마나 세척이나 소독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렇듯 인조잔디의 유해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측면에서 물리적 공간에 대한 철학 부재와 자연친화적인 공간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우리의 아이들을 유해한 공간으로 몰아넣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교육성과 안전성보다는 경제성과 관리의 편리성만 내세워 왜곡된 비용을 산출해 일방적인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학교운동장에 대한 공론화와 정확한 정보제공, 그리고 민주적인 의견 수렴의 절차를 마련하여 인조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조잔디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인조잔디의 고무분말에서 중금속과 VOCs가 함유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고 인조잔디에 색상을 입히는 안료에 납 성분이 발견되어 미국 내에서도 인조잔디운동장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인조잔디운동장 조성 시 사전 안전성과 사후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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