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구성은 시기상조 ... 밑그림부터 잘 그려야

▲ /사진 한진수 부장

오랫동안 낙후된 지역에 살아온 주민들에게 뉴타운은 ‘꿈’이다. 하지만 아직 전국 어디에서도 성공사례가 없는 ‘초행길’이다.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만드는 뉴타운. 본지는 주민들의 뉴타운을 향한 꿈이 단순히 꿈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화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7회에 거쳐 기획취재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구지정을 마치고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 중인 원당·능곡·일산 뉴타운지구의 현황과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전달한다. <편집자>

뉴타운 사업은 10년 이상 내다보는 도시계획이다. 현재 고양시는 내년쯤 재정비촉진계획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갈 길은 멀다. 지역별로 조합을 구성하고 사업이 완료되기까지를 고양시는 202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조합구성은 시기상조다. 지금은 지역의 특성은 물론 현안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인 것이다.


노후도와 사업 속도 조율 필요

문제점 중 우선 짚어야 할 것은 바로 ‘노후도’다. 고양지역의 뉴타운은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도 조례를 따르게 돼 있다. 그리고 이 조례에서는 노후도가 구역별로 50%는 되어야 뉴타운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양시에서 추진하는 세 곳 모두 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이는 곧 사업지연을 뜻하는데, 시로서는 조속한 시행을 원하는 주민의 입장과 도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제대로 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양시 뉴타운사업과 김성호 담당은 “원당의 한 구역은 애초 2015년이면 사업이 가능했는데, 굉장히 오래된 집 두 채가 자진 철거되면서 노후도가 바뀌었다. 지금 그 구역 사업이 2019년에야 가능한 형편”이라고 전했다. 6구역으로 나뉘어 밑그림이 제시된 능곡의 경우도 존치지역 주민들이 “우리지역이 왜 뉴타운에서 제외됐냐”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그 지역을 포함시키면 사업시행은 2015년에서 2019년으로 4년 더 늦춰지게 된다. 천정의 담당은 “이러한 경우 존치지역을 포함해 사업을 늦추면 다른 구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고양시는 그동안 경기도에 노후도 기준 완화를 촉구해 왔으나 경기도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고양시로서는 재정비촉진이 시급한데, 낙후된 지역이 많은 경기도 전체로 보았을 때는 고양의 사정이 그리 절박하지 않은 것이다. 김성호 담당은 “그래서 현재 경기도에 순환식 개발형식을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 지구 모두 상업지역 많아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상업지역이 많다는 사실이다. 보통 쾌적한 도시에서 상업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3∼5%수준. 때문에 신도시개발을 할 때에도 상업지역은 이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뉴타운이 추진되는 원당·일산·능곡 뉴타운지구의 상업지역은 이 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원당의 경우 14% 정도이고 일산의 경우는 무려 30% 수준이다. 이러한 상업지역 비율을 유지하면서 제대로 된 청사진을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지구 내 종 변경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상업지역에서 생계를 해 오던 사람들의 직업이나 지분을 보존하면서 종을 변경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게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원주민들에 대한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재정착 문제이다. 현재 영세한 원주민을 위한 재정착 방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주택을 늘릴 경우 땅 주인들이 이에 대해 동의를 해야 하고, 그 부담을 나눠주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임대주택 대량확보 역시 녹녹하지만은 않다.

 
사업성 확보 가장 큰 관건

가장 큰 현안은 바로 사업성이다. 주민들이 생각하는 사업비와 사업시행자가 기대하는 사업비가 다르기 쉽다. 또한 주민들은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용적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도시계획 상 용적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만약 그러게 하더라도 경관이나 쾌적성 등을 감안한 도시 계획 측면에서는 실패하기 쉽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현명한 조율이 필요한 것이다.

또 주민 인구수에는 큰 변동없이 추진되는 뉴타운 사업을 통해 한 도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도시 마켓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부 유입인구를 늘일 수 있는 방법. 어찌 보면 그 방법에 따라 도시의 성패가 가늠될 수도 있다. 때문에 어떤 시설을 만들면 지역을 찾는 방문객이 많을지, 무엇을 유치하면 지역 주민들이 그 속에서 생업을 꾸려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여름 각 지구 총괄계획팀은 유럽의 여러 나라를 각각 자신들 지구의 특성에 맞게 밴치마킹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 위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취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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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구별 추진계획 추진방향

원당-행정 능곡-공예 일산-녹지축 키워드

▲원당지구= 고양시청이 위치한 원당지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교외선이 관통하고 있다. 또 70년대 도시계획으로 80년대 후반에 주택이 많이 건설되었으나 인근 현대적 개발지구와 비교,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현재 원당지구 총괄계획팀은 원당지구를 7개의 주거단지로 나누고 중심지에 차량통행을 최소화 해 보행자와 자전거 위주의 도로를 구상하고 있다. 또 현 시청부지를 확대해 행정타운을 만들고 새로이 계획될 시청사를 부각, 세계의 명물 건축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능곡지구= 능곡지구는 70-80년대의 구획정리사업지역으로 인근의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해 더욱 침체된 지역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외곽고속도로, 국도39호선, 경의선복선화 등 교통망이 형성되어 뉴타운이 진행되면 잠재력이 아주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총괄계획팀은 능곡의 이러한 교통 요충지 특성을 살려 능곡지구를 상업과 문화공간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 6개의 사업구역(재개발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1개 구역)을 설정하고 있는데, 상업지역 중 일부에 전통공예가 유입을 유도, ‘공예의 거리’를 조성해 지역 명소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일산지구= 구일산역사와 5일장 등 향토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일산지구는 신도시개발에서 소외된 낙후지역이다. 그래서 본일산 시절의 노후 주거지가 많다.
뉴타운사업팀은 광역적 지역 연결 축을 살린 복합도시기능 거점으로 계획하고 있다. 즉 한강∼한류우드∼킨텍스∼일산신도시∼일산뉴타운지구∼황룡산을 잇는 녹지축 형성하려고 한다. 지역의 역사성과 뉴타운의 매력이 조화된 도시 계획 중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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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지구 특징과 뉴타운 추진 현황

구분

원당지구

능곡지구

일산지구

지역

주교동,성사동

토당동, 행신동

일산동, 탄현동

면적(㎡) 

1,304,000 

805,789 

596,572

지구지정일

2007.9.10

2007.11.5

2007.12.31

비고

세대수:14,572 / 인구수 35,080

세대수:13,000 / 인구수:31,000 

세대수:6,700 / 인구수:16,000

총괄계획가 

연세대 김홍규 교수 

중앙대 이정형 교수 

단국대 김현수 교수

총괄계획팀 

조경:상명대 이진희 교수 / 건축:양정식 건축사 / 도시경제:연세대 임업 교수 

조경:서울대 정욱주 교수 / 마켓팅:경원대 이상경 교수 / 도시계획:선진엔지니어링 정우철 전무

건축:이승이 건축사 / 정비분야:김병춘 대표 / 마케팅 류옥주 대표

총괄사업관리자

한국주택공사

경기도시공사

한국토지공사

뉴타운 향후 추진일정

2008.11. : 각 뉴타운 지구 주거대책에 관한 주민설명회
2008.12. : 각 지구 재정비촉진계획 초안 완료
2009.02 : 각 지구 재정비촉진계획 의회 의견청취
2009.03. : 각 지구 재정비촉진계획 주민공청회
2009.04. : 뉴타운사업지 기반시설에 대한 국·도비 지원 요청
2009.06. : 각 지구 재정비촉진계획 완료
2009.12. : 각 지구 재정비촉진계획 결정 및 고시
2010.03. : 재정비촉진사업 제1단계 조합설립 추진위 구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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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장점 많은 도시개발”
고양시 뉴타운사업과 박중하 계장

 

- 뉴타운의 가장 큰 장점을 뭐라 보나
뉴타운은 전체도로망이나 공원·공공시설 등 생활권 전체를 보아야 개발이 가능하다. 그렇게 밑그림을 그린 후 재개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적다. 즉 타운 전체의 청사진을 그리기 때문에 지역이 균형감 있게 발전할 수 있다. 또 싹 밀어내고 새 그림을 그리는 택지개발과는 달리 주요 시설물이나 신규건물을 보존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 단점이 있다면
‘기반시설 설치비용’이라는 게 있는데 이 부분을 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이것은 단점이라기 보다는 주민들에게 생소한 것이다. 일정 지역을 기반시설 및 공공시설을 함께 지으며 개발하기 때문에 보통 재개발에는 없는 기반시설 설치비용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택지개발에는 분양가에 이 부분이 다 포함되어 있다. 향후 이러한 기반시설 비용을 중앙부처에서 좀 나눠줬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 고양의 뉴타운, 어떻게 만들고 싶나
이제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기본이다. 우리는 이를 토대로 각 지구별로 특성화를 시킬 방안을 고민 중이다. 어떤 개성을 살려 외부인의 유입을 증가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인지가 숙제다. 디자인도 부곽시킬 예정이다. 스카이라인은 물론 길마다 디자인의 특성을 살리고자 한다. 주민재정착 문제는 임대주택을 마냥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 뉴타운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큰데
외국의 경우 도시재정비를 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세우려면 30년 이상 걸리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는 계획을 짜는데 1년을 잡았는데도 주민들이 조급해 한다. 도시가 만들어지기까지 주민들이 10년을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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