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봉 / 고양시민회 대표

책임지는 공무원이 아쉽다

지난 2004년 고양시는 고양시민의 혈세 12억과 개인택시조합원의 부담금 8억을 들여 택시브랜드화 사업을 시작하였다. 택시브랜드화 사업은 택시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상품화를 위한 고유브랜드를 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고양시는 이를 통해 고양시 택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에게는 좋은 서비스와 콜비를 없애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얻고자 했다.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택시에 콜 단말기와 결제시스템을 장착하는 것과 통합 콜센터를 설치 운영하는 것으로 예산이 지원됐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택시브랜드화 사업의 흔적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콜비는 예전처럼 받고 있고, 당시의 콜단말기는 교체된지 오래이다. 여기에 콜센터는 개인택시조합장 출신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사적 사업장으로 변질되어 있다.

갑자기 해묵은 이야기를 왜 오늘에 다시 할까? 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시민들이 있을 것이다. 이유가 있다. 택시브랜드화 사업이 당시에 제대로 마무리 못되어 오늘에 연장되어 문제가 확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민의 혈세로 콜 장비가 제공되어 설립된 콜센터가 사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 콜센터가 이제는 서울에 있는 업체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 택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추진된 사업의 결과가 오히려 경쟁을 하고 있는 서울업체로 넘어가 고양시 택시의 경쟁력을 낮추게 될 판으로 지역 경제에 피해를 주게 생겼다.

고양시 발전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는 공무원에게 소신은 중요하다. 소신이 있어야 새로운 정책은 추진할 수 있고, 그 결과가 미흡 할 수도 있다. 이해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책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곧바로 인정하고 바로 잡는 자세일 것이다. 택시브랜드화 사업의 경우 고양시민의 혈세가 개인 사업으로 변질될 우려가 확인된 순간 곧바로 회수 조치했어야 했다. 보조금과 관련된 제반 조례에서도 잘못된 사용에 대하여 회수할 수 있는 법적 조항이 있고 그 것을 근거로 회수하고 마무리했더라면 오늘과 같이 제2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양시민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공무원들이 있다. 이들이 있기에 고양시는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택시브랜드화 사업에서 보듯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급급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당부하고 싶다. 당신 임기는 제한되어 있지만 당신이 추진한 정책은 영원이 남는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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