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식사지구 빠졌다가 2003년경에야 포함"

경전철은 일산 신도시 조성 이후 고양시에서 표출된 가장 논쟁적인 이슈 중 하나다. 반대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덕양구 주민들은 또 그들대로 노선에서 소외됐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시는 이 와중에 경전철 사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경전철은 주민들의 생활권과 재산권 등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경전철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본지는 먼저 고양시에서 경전철과 현재 계획된 노선이 제안된 배경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취재 이병우 기자·박기범 기자


최초 노선에는 식사지구 제외

▲ 2001년 6월에 발표된‘고양시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 나타난 경전철 노선(위, 점선으로 표시. 그림 위)과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경전철노선(그림 아래). 2001년 노선에는 식사지구를 통과하지 않고 있다.

 

경전철이 고양시에서 처음 제시된 것은 2001년 6월에 발표된‘고양시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이다. 그전인 1997년에는 고양시 교통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그러나 고양시 교통정비기본계획에 제시된 내용은 일산신도시 및 택지개발사업들이 상당히 진행됨에 따라 고양시의 개발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 따라서 부분별 개선내용을 반영한 10년 단위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이 필요하게 됐는데, 이것이 바로‘고양시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이다.

고양시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서 제시된 경전철 순환노선은 현재 고양시가 계획하고 있는 노선과 차이점을 보인다.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서 제시된 노선은 탄현 2택지∼일산2지구택지∼풍동택지∼백마(경의선연계)∼마두(일산선연계)∼호수공원∼킨텍스∼일산선 연장에 따른 신설역사∼덕이∼탄현2택지이다. 한마디로 일산신도시 외곽 순환 노선 형태다.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서는 ‘도시의 교통난 해소’외에 구체적인 경전철의 도입 필요성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노면교통수단이나 도시철도(중량전철)보다 효율적인 수단이 바로 경전철이라고 명시했다.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서 제시된 노선의 도입방안으로 ▲일산선을 중심으로 한 경전철 지선화 ▲경의선, 교외선의 전철화계획과 도시경전철간 연계성 ▲환승체계 확립과 시설개선을 통한 서비스 수준 향상 등이 제시됐다.

반면, 현재 고양시가 계획하고 있는 노선은 1단계 구간으로 대화지구∼킨텍스∼한류우드∼ 3호선 정발산역(또는 마두역)∼경의선 백마역∼풍동지구∼식사지구까지 총 11.09km 구간이다. 2단계 구간은 식사지구∼대화지구(연장 5.2km), 3단계 구간은 중산지구∼식사지구(4km)다. 위 두 노선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식사지구가 고양시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서 제시된 노선에서는 빠져있다는 것이다.


2003년 식사지구 노선 포함
 
시의 교통행정과 육동근 담당자는 “도시교통정비중기계획에 나타난 노선은 2000년도 당시 추진되던 계발계획을 반영하여 개괄적으로 연결한 노선이다”며 “현재 계획된 1단계 대화 ∼식사 노선은 탄현과 중산 쪽으로 연결하는 노선보다 식사와 풍동 쪽으로 연결하는 노선이 더 경제성이 있다는 근거에 의해 선정된 노선이다”고 말했다.
2003년에 식사지구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안이 작성됐고, 2004년 8월에 식사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고시가 이뤄졌다.

육동근 담당자는 또“식사지구가 노선에 포함된 것은 2003년 9월에 실시한 ‘고양시 도시철도 노선선정 기초조사’이며 이 때 현재 계획된 노선이 거의 결정됐다”고 말했다.
‘고양시 도시철도 노선선정 기초조사’는 수도권 광역교통망계획 등 상위계획에서 제시된 간선철도망을 토대로 광역철도와 경전철의 노선대안을 설정했다. 이 기초조사에서는 지하철 연장 2개안, 경량전철 3개안이 제시됐다. GS건설이 시행사와 시공에 관한 도급약정계약을 한 시기는 2007년 2월이고, GS건설이 고양 경전철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도 2007년 2월이었다.

표 고양 경전철 사업상황

2001년 6월 고양시 교통정비 중기계획 (일산 외곽 순환 노선 제시)
2003년 9월 고양시 도시철도 노선선정 기초조사(지하철 연장 2개안, 경량전철 3개안 제시)
2005년 4월 킨텍스 교통수단으로 모노레일 설치 추진 (한류우드 개발계획)
2006년 말 고양시 > 한국교통연구원 용역 '고양시 경량전철 건설, 운영 기본계획' 중간보고서
3개 노선안에 대해 B/C=1.08- 1.09 수준으로 경제성 있음
대화-풍동선 9.5km (녹지축 경유)
대화-탄현선 7.7km
행신-원릉선 6.5km
2007년 2월 고양경전철 GS건설 사업제안서 고양시에 제출
2007년 2월 고양시,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적격성 조사 의뢰
2007년 2월 27일 고양시 경량전철 건설사업 계획(안) 공청회
2007년 11월 21일 건설교통부 '대도시권 광역교통기본계획'에 추가검토사업으로 포함
2008년 3월 적격성 조사 결과 발표 (적격성 있음)
2008년 7월 21일 공청회 반대파 주민들로 인해 무산
2008년 10월 13일 ‘고양시 경량전철 기본계획 수립안' 검토 보고회 (한국교통연구원)

교각방식 외에 대안 없나

경전철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경전철을 위해 세워진 교각 구조물을‘흉물’이라고 표현한다. 30m 간격으로 도열된 고가 콘크리트 기둥이 중앙로 뿐만 아니라 호수공원과 노래하는 분수대를 지나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양경량전철 반대 주민대책위원회(공동집행위원장 홍철호·이홍우)는 지난 8월 27일 성명서에서 "친환경 계획도시의 도시 정체성을 파괴하는 어떤 구조물의 설치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교각을 세우는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은 없는 것일까.

한국교통연구원 김연규 철도교통연구실장은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로 건설하는 방법이지만 이 방법은 건설비용문제가 발생하고, 노면전차방식은 신호문제 등으로 속도가 느려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와 다른 주장도 제기된다. 심송학 일산포럼 대표는 “편익 대비 비용 때문에 지하로 건설하는 방법은 무리가 따르지만 노면전철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심 대표는 “경천철 1단계 노선이 11km에 불과한데 노면전철을 할 경우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이유가 돼지 못한다”며 “환승하는 구간에 노면전철이 정확한 시간에 도달할 수 있는 정시성만 보장되게 설계된다면 속도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 등 해외의 노면전철방식(일명 ‘트램’)은 기존 버스교통시스템과 똑같이 운영되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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