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세계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 따님

"지구촌" 지구는 하나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마을이라! 한번 떠올려 보자. 여기 마을이 있다. 조그만 마을이다. 이 마을에 오랫동안 산 나는 마을에 대해서 달 알고 있다. 학교 가는 지름길이 어는 길이고, 맛있는 빵집은 어디에 있고, 신발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이고 하는 것들을 줄줄이 꿰고 있다. 거리로 나서면 모두들 다 아는 사람이다. 요즘 그런 마을이 어디 있느냐고 되묻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로 앞집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꿈을 꾸다니 너무나 황당하다고 말이다.

다시 지구촌이라는 말로 돌아와 보자. 운송, 통신 수단은 이제 지구 전체를 하나의 일일 생활권으로 묶어 놓았다. 우리는 앞집 사는 사람의 직업이 뭔지는 몰라도, 저 멀리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 화산 폭발이 일어나서 고생을 하고 있다거나, 혹은 남태평양의 한 섬나라 왕이 죽었다는 소식등은 알고 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인터넷 덕분이다. 실제로 우리는 세계가 돌아가는 사정을 방안에 앉아 실시간으로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우리는 '아침 식사는 서울에서, 점심 식사는 뉴욕에서, 저녁식사는 파리에서'라는 말을 실현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지구촌"이란 말에는 듣기에 따라서는 꽤 좋은 뜻이 들어있었다. 지구는 한 마을이되고, 앞으로 지구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왕래도 활발하게 하며, 서로 평화롭게 살 그런 날이 올 것이고, 또 와야 하지 않느냐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지구촌"이란 말보다 "세계화"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듣게 되었다.

그런데 왠지 이 말은 "지구촌"이란 말과 달리 알 지 못할 거부감이 든다. 그런 거부감의 정체를 시원하게 밝혀 줄 책이 있다.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쓴 헬레나 노르베리 호즈라는 사람이 엮은 <허울뿐인 세계화>(따님)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다 읽을 때쯤이면, "세계화"란 말이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세계화"된 나라가 아니라 "지구촌"의 구성원으로 자기몫을 다하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출판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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