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주민들 “열 배 가량 부풀려졌다” vs 찬성주민들 “전문기관 결과 신뢰해야”

경전철 사업을 놓고 일산 민심은 두동강이 났다. 찬·반 주민들의 갈등이 심화되어 가는 양상이다. 조기 착공을 촉구하는 주민 집회가 고양시청 앞에서 열리는가 하면 경전철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반대 입장 뿐만 아니라 강행 일변도를 보이는 강현석 시장 규탄 주민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각 주요 쟁점마다 평행선을 긋고 있는 이들의 상반된 주장을 지면에 옮겨본다.
/취재 이병우 기자


경전철에 대한 수요, 엇갈린 주장

경전철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장래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반드시 경전철이 필요하고, 경전철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교통혼잡 완화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양시는 택지개발로 인구가 늘고 킨텍스, 한류우드 등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향후 26만을 예상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경전철 이용인구는 10만 명으로 내다보고 있다. (표1 참조)

(표-1)노선 경제성 비교표

그러나 경전철 반대측에서는 10배 이상 부풀려진 엉터리 수요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킨텍스, 한류우드 운영 주무부서에서 밝힌 예상 방문인구 하루 최대치는 5만, 평균 1∼2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이들은 현재 계획하고 있는 노선이 일산과 식사지구만을 잇는 마을버스 노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3호선과는 환승되지 못하고 경의선은 2009년까지 성산역까지만 연결 예정이어서 서울과의 연계가 매우 제한된 노선이라는 설명이다.

경전철을 반대하는 한 시민은 “같은 전문연구기관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건설한 인천공항철도, 인청공항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등 모두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반대로 경전철 조기 착공을 위한 고양시민협의회 서종남 홍보담당은 “중앙정부가 예산지원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확실한 사업에 대해서만 경제성이 있다고 결론짓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자료를 보면 노선 1km 당 이용수요 예측치를 보면 용인은 1일 동안 9499명, 의정부는 11226명, 광명은 11165명, 고양경전철은 8567명으로 나타나 오히려 보수적인 예측치를 내놨는데도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국책연구기관에서 내놓은 경제성에 대한 평가를 신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그 어떤 공공사업도 추진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고양시의 경전철 적자 보전 문제

한류우드 개발을 통해 분담금 확보가 가능한 것을 들어 고양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고양경전철 사업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표2 참조). 고양시는 ‘고양시내에 5km 정도의 도로를 건설하는 데에도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지역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양 경전철 사업비용은 비교적 예산부담이 적은 사업’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13일 고양시 5급 이상 간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열린 경전철 사업 설명회에서 강현석 시장은 “경전철 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사들이기 위해 시가 388억 원을 따로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 / 사진 한진수 부장
고양시의 경전철 적자 보전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고양시는 2006년부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민간투자기본계획)이 개정되어 제안사업의 최소운영수입보장을 폐지, 경전철 사업이 손실을 입을 경우 전적으로 민간사업자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경전철 반대 주민 측은 “민간 사업자는 공사비를 부풀려서 청구하고 실제 건설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 후, 운영 시 적자가 날 때 운영을 포기하고 시에다 기부채납하면 그 적자를 시민의 혈세로 채우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경전철

우선 경전철 구조물 높이에 대해 고양시와 경전철 반대 주민간에는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시는 교각높이를 8∼10m로 일반건물 3∼4층 수준이라 말한다. 그러나 고양경량전철 주민 대책위원회 노용환 정책기획실장은 “교각높이 뿐만 아니라 상판콘크리트, 차체까지다 합치면 무려 15∼18m로 건물 7∼8층 규모다”고 주장한다. 그는 “고양시의 경량철 관련 대부분 홍보물에서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으로 최대한 작은 구조물인양 경전철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음에 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시는 경전철 운행 시 소음수준은 궤도로부터 20m 이격거리에서 측정 시 57㏈(데시빌) 수준이며 실제 노선과 가장 근접한 주거지 거리인 30m∼50m 거리에서 측정 할 경우, 약 53∼55㏈(데시빌)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노 정책기획실장은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서도 분명 62.2㏈(데시빌)이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굳이 이격거리를 따져서 좀 더 작게 나오는 것으로 하고 있다”며 “노래하는 분수대 옆으로 경전철이 지나가면 서로 간섭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 사진 / 한진수 부장
경전철을 반대하는 측은 무엇보다 일산의 브랜드 가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호수공원과 노래하는 분수대, 백마로 녹지대를 파괴하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경천철 인근 아파트, 오피스텔, 단독주택 주민들은 엄청난 생활권의 침해를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전철 찬성 측 주민들은 “백마로 녹지 숲 및 호수로 가로수에 가려 조망 저해요인은 미미한 수준”이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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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찬반 주민대표 인터뷰

경관 해치느냐 배기가스 줄이느냐 폭넓게 생각해야”

찬성 - 경전철 조기 착공을 위한 고양시민협의회 서종남 홍보담당

▲ 시가 경전철사업 강행을 위해 수요를 부풀렸다고 주장이 있다
근거 없는 막연한 주장이다. 신뢰성 있는 국책 연구기관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를 무시하는 행위다. 고양 경전철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3차례에 걸쳐 진행됐는데 모두 경제성이 있다고 입증됐다. 특히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되도록 엄정하게 조사하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도 적격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이 기관에서 천안 경전철의 경우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 수도권 등 외부수요를 해결하는데 경전철 외에 다른 방법은 없나
일부 경전철을 반대하는 사람 중에는 서울지역과 직접 연결되는 도시철도 신설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경의선, 일산선과의 기능 중복이 불가피하다. 승용차 이용자의 도시철도 전환에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중복, 경쟁노선은 상대적으로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고가 구조물인 경전철이 도시경관을 해칠 수도 있는데
최근 환경운동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저탄소이고 배기가스를 감축하는 일이다. 친환경 도시건설을 하는데 경관을 해체는 부분이 더 큰지 아니면 배기가스를 감축하는 부분이 더 큰지 폭넓은 시각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경전철 찬성 주민들은 대안으로 노면전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량철 노선 위에 노면전차를 운용한다면 일반도로와의 접하는 여러 개의 교차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국책 연구기관에서 경전철을 들고 나온 것은 경전철 수요와 앞으로 대중교통량의 증가량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다.


“탈 사람도 없고 환경해치는 골칫거리 ”

반대 - 고양경량전철 주민 대책위원회 노용환 정책기획실장

▲ 경전철 노선이 적자노선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처음 이 노선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겨우 이게 다예요”라는 것이다. 신도시 주민들이 이용할 일이 별로 없는 노선이다. 호수공원 주민들은 3호선 주엽역이나 정발산역을 이용하거나 경의선과 환승하려면 3호선 타고 대곡역에서 환승하는 게 유리하다. 백마역 주변 주민들은 백마역 이용하거나 3호선 타고 대곡역에서 환승하면 되고, 대화지구나 풍동입구 주민들은 마을버스 타고 3호선이나 경의선 직접 타는 게 유리하다. 이 노선이 실질적으로 관통하는 곳은 식사지구 밖에 없다.

▲ 미래에 고양시를 먹여 살릴 킨텍스, 한류우드 등이 유발하는 외부 교통 수요를 위해 필요하지 않나.
너무나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에 의한 발상이다. 예를 들어 킨텍스와 가장 접근성이 좋은 상암지구에서 4인 가족이 이동한다 치자. 집에서 수색역으로 갈 때 택시 혹은 버스비용을 지불한다. 경의선 타고 백마역에서 환승한 다음 비용을 지불하고 경전철 타게 된다. 이러한 시간적 비용, 경제적 비용과 불편함을 무릅쓰고 킨텍스를 갈 사람은 없다. 그냥 자가용을 몰고 20분이면 상암지구에서 킨텍스에 도착한다. 서울 주거지역과 바로 연결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 경전철이 친환경교통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환경파괴라 주장하는데
기존 도로의 소음이 크기 때문에 없을 것이다. 정확한 수치를 빼고 추정만 한다. 시에서 말하는 표준교각의 높이가 8∼10m라고 하는데, 교각, 상판콘크리트, 차체까지다 합치면 무려 15∼18m나 된다. 시에서 말하는 일반건물 3∼4층 높이라고 하는데, 아파트로 치면 6층에서 8층 정도 된다. 시는 자꾸 이런 식으로 말장난을 한다. 이런 교각이 30m 간격으로 호수공원과 중앙로에 세워진다.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음악이 나오는데 편도 2분에 한 대 꼴로 경전철이 지나가면 서로 간섭현상이 일어난다. 시에서 내놓은 홍보자료 대부분은 모노레일 구조물을 최대한 작게 보이려고 조작한 것이다. 또 소음에 있어서도 70 데시빌이 넘으면 문제가 되는데 교통연구원 자료에는 분명 62.2 데시빌이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코 작은 소음이 아니다.

▲ 경전철 반대 주민들은 대안으로 노면전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고양은 30대층이 주연령층이지만 이후 노인층이 늘어나게 된다. 노면전차가 2층 구조로 된 모노레일보다 타고 내리는데 훨씬 쉽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경전철 반대 주민들 중 상당수는 노면전차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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