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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뉴타운 드림에서 깨어나라주민이익과 공공성 조율 위해 민·관 모두 변해야
  • 김선주 기자
  • 승인 2008.11.20 00:00
  • 호수 904
  • 댓글 0
   
 
   
 

우리에게 ‘집’은 늘 주거개념 이상이었다. 부유한 사람들은 땅이나 집을 투기 목적으로 사들였고, 부동산 폭등으로 허리가 휘는 평범한 서민에겐 ‘내 집 마련’이 꿈이었다. 이렇듯 재산권과 직결된 집. 그리고 내가 사는 지역. 이러한 왜곡된 우리의 부동산 흐름은 우리의 100년을 내다보는 도시계획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전문가들은 더 이상 부동산 폭등은 없을 것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도시개발은 어떠해야 할까.
/취재 김선주 기자·사진 한진수 부장

뉴타운은 꿈이다. 민과 관이 함께 멋진 도시를 그려내고 그곳에서 자족도시를 꿈꾼다. 내가 살던 낡은 집이 신데렐라의 변신처럼 새 집이 되는 꿈이고, 내가 오가던 좁은 골목이 시원한 대로가 되는 꿈이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툭하면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사실 뉴타운은 철저한 현실이다. 여느 재개발이나 택지개발처럼 원주민이 외곽으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는, 도시를 통해 소유자와 이용자가 모두 행복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지난한 과정을 민과 관이 함께 헤치고 갈 끈기와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위해 모두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


▲촉진계획과 사업 속도 별개

우리는 한 도시가 재생되거나 새로 개발될 때 너무 조급하다. 그래서 재정비촉진계획을 세울 때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협성대 이재준 교수는 “최소 3년이나 5년내에 승부를 보려는 이러한 욕구는 도시개발을 공약한 지자체장의 입장, 재산권을 행사하려는 소유자의 입장, 그리고 성과주의의 공무원 풍토가 모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재개발의 경우, 도시의 밑그림이 빨리 그려진다고 사업의 속도가 빠른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밑그림이 그려진 경우 사업시행과정의 마찰로 사업은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서울의 일부 뉴타운은 기본계획을 빨리 수립하고도 사업이 많이 지연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이러한 주민과의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즉 첫 단추를 잘못 꿰는 일이 없도록 밑그림 과정에서 더 신중하게, 더 천천히 주민과 소통하며 가야하는 것이다.


▲기금조성 되면 다양하게 활용가능

또한 현재 관이 주민에게 거의 전담시키고 있는 도시기반시설비를 나누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현재 서울은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을 조성해 재개발지구에 활용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서울시청 이동호 주임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기금이 활용되고 있다. 주민재정착을 위해 사업구역 내 장기전세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또 도시기반시설의 효율적인 설치를 위해 사업승인 과정에 기반시설비를 주민들에게 받고 있는 부천의 경우도 “올해부터는 우리시도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등을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재개발지구가 많은 지역에서의 기금조성은 이제 지자체가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인 것이다.
이러한 기금이 조성되면 재개발지구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주민들이 절실히 요구하는 기반시설비 지원은 물론 임대주택 건설이나 임대, 그리고 주민 교육이나 일자리창출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금이 아직 사용되지 않는 저축성 예산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재준 교수는 “이는 지자체의 의지다. 도로를 내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하지 않냐. 더구나 주민을 위한 교육이나 일자리 창출은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민참여 가능토록 제도 마련해야

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사업 혹은 재생사업은 주민과 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은 공공의 이익, 그리고 멀리 내다보며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또한 관은 좀 더디더라도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직 이러한 풍토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지는 않았으나 벌써 방향은 그렇게 가고 있다.
이재준 교수는 “현재 원주민 재정착 문제 등 주민들과 함께 도시계획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재생지원법 혹은 재생특별법이 심도있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현 도촉법보다 더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는 법을 그려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의 주민들의 재개발에 대한 시각이 눈앞의 재산권 행사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 있으나 그렇다고 분명 존재하는 건강한 주민참여의 창구를 막아놓는 것이 해법은 결코 아니다. (주)테라건축사무소 민범기 소장은 “전문가들이 어떻게 이끌어주느냐에 따라 주민들은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준 교수는 한 심포지엄에서 당장 사업협의회에 주민의 참여가 불가능하다면 관·주민·시민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간차원의 협의회라도 지자체에 의지로 구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 위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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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뉴타운드림’

“건강한 주민 참여 꼭 필요”
협성대 도시공학과 이재준 교수

   
 
 
- 한 포럼에서 주민참여 협의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협의회의 취지는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탄력적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자는 것이다. 현 법대로라면 밑그림 단계에서 주민 참여가 어렵다. 법을 협소하게 유권해석 해 주민을 배제하는 태도도 문제다. 건강한 주민, 객관적인 주민이나 시민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마련해야 한다.

- 주민이 참여하면 사업 속도가 느려지나
꼭 그렇지 않다. 재정비촉진계획이 빨리 그려졌다고 사업속도가 빠른 것은 절대 아니다. 현재 서울의 여러 곳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지 않나. 밑그림 과정에서 주민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설득하며 진행해야 사업과정의 마찰이 줄어들 수 있다.

- 도정법이나 도촉법에 근거한 기금으로 임대주택이나 도시기반시설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임대주택은 현실성이 없다. 현 정부가 임대주택을 줄여가는 정책을 펴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기금이 조성되면 주민 교육이나 저소득층 취업정착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원주민 재정착에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재개발에 대한 주민교육 이뤄져야”
(주)테라건축사무소 민범기 소장

   
 
 
- 현재 뉴타운 사업은 주민참여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현재 법 체제에 의하면 주민공람 등을 통한 의견청취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게 행정상 요식행위에 머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외국의 경우 주민공청회는 물론이고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주민과 전문가가 워크샵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주민들이 용적률이나 사업성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에 도시전체 밑그림을 그리는데는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한 문제는 전문가가 어떻게 이끌어주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가치를 교육하는 안목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무형의 가치, 100년을 내다보는 도시에 대한 중요성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말이다.

- 도시 재개발을 할 때 무엇을 주목하나
지역의 특성을 중요하게 본다. 그 지역의 역사와 유래, 그 지역의 특산물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예를 들어 그 지역에 오랫동안 내려오던 줄다리기 대회가 있었는데, 그 경우 그런 행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장소와 시설을 마련했다. 모두 밀어버리고 새로 도시를 짓는 것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오래된 골목이 주는 역사성과 추억도 일부 남겨두면 좋지 않겠나

 


“더디더라도 주민과 함께 해야”
연세대 도시공학과 이제선 교수

   
 
 
- 원주민 재정착률이 너무 낮다.
사실 뉴타운사업이란 없다. 그저 도시재정비사업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타운’이라는 이름 때문에 하루아침에 새로운 도시를 꿈꾸게 한다. 1976년 도시재개발법 이후 지난 32년간 그 법이 형태를 조금씩 바꿔가며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원주민재정착은 지금까지 풀지 못한 과제다.

- 재정착을 위해 대안은 없나
우선 주민들이 원하는 평수가 늘었다. 평수가 늘어난 집에서 추가부담금을 적게 들이고 재입주를 원하는 것은 무리다. 평수를 좀 줄이고 이를 사업성과 연결해야 한다. 순환식 개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임대주택 입주시점과 뉴타운 사업속도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정부가 공공기반시설을 민에만 떠맡기는 것도 문제다.

- 기본계획 수립단계에 주민의 참여가 어려운데
법적으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시청이나 관계자들은 좀 더디더라도 주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시를 잘 만들어보겠다는 기본적인 목적하에 계획하고 그림을 그리고 협조하고 교육하고…. 천천히 가더라도 그게 바람직하다.

 

 


 

김선주 기자  sunj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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