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월드컵 행사로 들떠있지만 선거만큼 중요한 국가적 대사는 없을 것이다. 특히 지역자치가 정착되어가는 시기인 만큼 시장선거를 비롯한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고양시장 후보로 이미 열명 이상 거명되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역의회나 기초의회 의원 후보자들은 벌써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선거는 우리에게 기대와 흥분을 낳게하지만 그만큼 실망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선거를 보는 입장도 여러 관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선거에 개혁 진영에서도 대부분 적극 참여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선택의 폭의 넓어진 만큼 기대도 크다.

'정치가 모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정치에 모르쇠한들 은둔자가 아닌 이상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 정치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불합리한 법이나 제도를 직접 겪어보며 분통을 터트린 것이 한두번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저런 사람을 동량이라고 뽑았는가 하고 한숨을 쉰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정치행위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혐오하는 직업군이 정치인이라고 매번 거명되듯 의식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주의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한편 정치인은 허무주의를 조장했고 그렇게 되길 내심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동안 그들은 자신과 관계되는 이익집단을 대변하고 있고, 그 달콤함에 정치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패거리를 만들고,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지역 연고주의에 호소하고, 학벌을 형성하고 있다.

고양시도 이러한 문제에 예외가 아니다. 능력과 비전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기준으로 삼기보다 토박이가 아니면 안된다, 저쪽사람이니 표를 얻을 수 없다, 향우회에서는 누구를 밀어야 한다, 우리 학교 출신이 나와야 한다, 저쪽이 나오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등 벌써 망국적 패거리 만들기에 분주하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선거관행에 우려를 표하고 거시적 견해를 말하지만 실제 표를 던질 때 지연 학연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는 입후보자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검증 작업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지역 의제에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반드시 실천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역으로 선거공약을 선거 홍보물로만 생각하고 당선된 자는 거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유권자들은 의제를 발굴하고 이 의제에 대해 후보자에 묻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건강한 시민단체와 함께 의제를 만들고 묻고, 정책토론회나 서면 질의를 통해 책임있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언론으로서의 역할를 다할 것이다. 또한 납세와 병역의 의무를 다했는지, 독직 사건에 연루된 자가 없는지, 반사회적인 전과자가 아닌지, 비도덕적이고 사생활이 문란한 자가 없는지, 의정활동을 할만한 지적 수준도 검증도 놓칠 수 없는 기준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정치 허무주의를 극복해야한다. 우리의 일꾼을 뽑는데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안목이 요구된다. 소중한 투표권을 연고나 화려한 장식에 현혹되어 판다면 결국 무자격자에게 우리의 삶을 맡기는 꼴이 된다. 이번만큼은 유권자의 힘으로 선거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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