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시 출혈과 대장암

상쾌한 아침 쾌변의 기쁨을 위해 찾은 화장실에서 대변과 함께 쏟아진 선혈을 보고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화장실을 나온 경험을 가진 분이 의외로 많다.

혹시 암이 아닐까? 며칠을 혼자서 고민하다 병원을 힘들게 용기를 내어 병원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역시 "혹시 암이 아닌가요" 검사후 치질 (치핵,치열등 항문질환의 총칭) 에 의한 출혈로 판명나면 그땐 가슴을 쓸어 내리며 병원을 나서게 된다.

드물지 않게 치질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분중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대장암의 빈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개 출혈이나 통증등의 증상을 치질로 가볍게 여겨버린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꼭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암은 1999년 현재 전체 암중 9.9%를 차지해 4위에 올라있는 상태다. 1983년 대비 393.8%라는 무서운 상승세로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대장암 환자의 90%는 4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게다가 10년이 지날 때마다 발생률이 2배씩 증가한다. 이렇게 대장암이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동물성 지방에는 각종 발암물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 가족중에 대장암에 걸렸거나 용종(폴립 또는 물혹),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있을 때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 특히 대장벽에 생긴 '용종'의 일부가 커지면서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는 대장암의 중요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장암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기껏해야 설사나 변비가 생기는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에 불과하다. 간혹 항문에 출혈이 일어나 치질과 혼동하기 쉽다.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변이 가늘어지고 배변시 잔변감, 체중감소, 복통, 복부에 혹이 만져지는 것과 같은 특징적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복부 팽만감, 변비, 설사가 의외로 지속되면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편 예방을 위해선 평소 신선한 채소와 곡물류 등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암 발생물질을 체외로 빨리 배설시키는 효과가 있다.또한 섬유소는 용종의 발생율을 현저히 저하시켜 주므로 대장에는 보약 같은 존재이다.

대장암은 발생률이 늘고 있지만 다른 암과는 달리 용종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친다는 점이 치료에 있어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보고에 따르면 70~90% 정도의 대장암이 용종에서 발생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용종을 제거하는 것은 가장 적극적인 암 예방법이다. 더욱이 대장암은 대장내시경으로 진단과 제거가 이뤄지므로 훨씬 간단하다. 40세 이상이라면 3년에 한번씩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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