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퇴조, 신대중교통수단 준비해야

지난 6일 어울림누리 시청각실에서 고양시 경전철 관련 토론회가 있었다. 시와 주민들간 논의가 충분히 필요한 경전철 문제에 있어 주민들은 찬반으로 양분된 채 마땅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찬반 논쟁에서 한 발 벗어나 경전철을 바라보는 외부의 전문적 의견에 들어보고 이 문제를 보다 넓은 시각에서 다뤄보았다. 김경환 경상대 도시공학과 교수, 노정현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심송학 21세기 일산포럼 대표, 박규영, 윤용석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원 등 관련자들이 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날 논의된 것은 주로 대안으로서 노면전차였는데 토론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이날 제시된 토론회 내용을 지면으로 옮기는 것으로 5회에 걸친 고양시 경전철 기획시리즈를 마무리한다.


“운영비만 뽑아내도 대성공”
김경환 경상대 도시공학과 교수

도시를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선진화해야 한다. 자가용을 놔두고 버스를 타겠느냐고 물었을 때, 미래교통수단으로 BRT의 간선 역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마산 창원 진해의 경우 시가지를 종단하는 노선형태의 노면전차가 도입되는 것이 맞다. 도저히 고가로는 생각할 수 없다. 마산의 경우 노인층이 많아 노면에서 바로 탈 수 있는 것이어야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이들에게 불편하다. 노면전차는 Km당 300억을 추정하고 있어 비용면에서도 저렴하다. 또 교차로에서 배타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량과 혼용이 가능하다. 노면전차는 노면뿐만 아니라 고가, 지하 다 다닐 수 있지만 고가형태의 모노레일은 고가로만 다닌다. 경전철 사업은 건설비까지 뽑아내지 못하더라도 운영비만 뽑아내도 대성공이라고 본다. 유럽의 경우 경전철 운영비의 40% 정도만 요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모두 세수로 충당한다.

친환경성 문제에서도 노면전차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노면전차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다. 이 도시는 노면전차를 운행하다가 전후 버스로 운영됐지만 매연문제, 수요부족 때문에 다시 버스를 철거하고 노면전차를 운행해 대성공을 거뒀다. 또 이 곳은 노선을 잔디밭 위에 조성함으로써 친환경성 문제도 해결했다. 수송량을 보면 단일노선일 때 시간당 노면전차의 경우 1만 2000명, 고가형태의 경전철의 경우 2만 5000명 정도로 노면전차가 불리하지만, 또 시가지가 덤성 덤성 조성돼 있고 숲이 조성돼 있다면 고가 형태가 유리하지만, 고양시의 경우 대안으로 노면전차를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창원의 경우 버스노조에서 이의를 제기하는데 상당수 버스운전자들이 노면전차인력으로 흡수될 것이다라고 공청회 당시 얘기했다.

도시개발의 최근 화두는 도시재생과 TOD(대중교통지향)다. 대중교통중심개발을 하려면 매력적인 대중교통이 확보돼야 한다. 대중교통만을 이용해도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하루빨리 TOD로 가야한다.
저소득 국가인 중남미국가는 버스 노조가 강해 BRT위주로 가지만 유럽의 경우는 노면전차가 확대 추세다. 자전거는 보조교통수단이고 경전철이 주교통수단이다. 유럽의 경우 우선 도시철도가 우선 완성되고 그 다음에 자전거 도로가 기획된다.


“현재 비용으로 노면전차 2개 노선 가능”
노정현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작년 UITP(세계대중교통연맹) 회의에 참석했는데 이제 화석연료를 이용한 교통수단은 퇴조 추세에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 또 새로운 연료로 LNG 등 천연가스, 수소 에너지가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철도형태의 교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노면전차는 유럽전체가 운용하고 있고 고가형태 경전철은 일본에서 많이 운용하고 있다. 일본은 어떻게 경전철 운용비용을 충당할까하는 것이 의문이었다. 개인은 돈이 적지만 국가는 돈이 많아 경전철에 대해 국가적으로 지원이 많은 것 같다. 일본에서는 자동차로 이동하는 게 비용이 많이 든다. 일본은 자동차와 경전철 중 자동차가 비용이 높아 경전철을 이용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교통비는 우리보다 2배∼5배정도 더 많다. 동경에서 쭈꾸바로 가는 1시간 거리가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 정도 든다. 현재 일본은 신교통 수단의 박물관 같았다.
용인 경전철의 경우 교통개발연구원 등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삼성이 용인경전철 타당성을 연구한 결과 타당성이 없다고 나왔다. 용인 경전철은 LIM시스템인데 차체가 무거워 구조물도 육중하다.
고양시의 경우 고가 형태 경전철이 지선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측면에서 편리해야 한다. 보통 지선은 보행거리 이내에 역이 다 있어서 지금 버스 시스템과 비교할 때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말지’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갈아타기 위해 고가를 돈을 내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론은 수요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 갈 사람은 버스나 자가용 타고 갈 것이다. 내 생각에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한 달 동안 유럽을 자동차를 타보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본 결과, 각 교통수단의 기능이 잘 구분 돼 있다. 자가용을 타면 불편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 편리하도록 돼 있다. 도시의 주요지점에는 자동차의 접근이 불리하도록 해놓았다. 자가용 이용자는 최소한 1㎞는 걸어야 도시 중심지에 접근할 수 있다. 도시의 중심 광장에는 노면전차를 이용하도록 해놨다. 주차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고 수요를 노면전차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영향을 받아 자가용을 주로 이용하는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이 행태는 문제다.

지하로 지나가는 중전철은 비용이 많이 든다. 오염물질도 많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싫어한다. 고가 형태 경전철은 기존도로에 최소 3m 이상 간섭효과를 초래한다. 고가형태는 또 사람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고양시 현재 계획중인 노선의 경우 노면전차로 한다면 절반 정도의 비용을 감소할 수 있다. 현재 비용으로 노면전차 노선 2개를 깔 수 있는 셈이다. 수요도 2배 이상을 창출할 수 있다.
고가구조물은 3m 이상 도로에 간섭을 주지만 노면전차는 간섭이 있을 때도 있지만 없을 때도 있다. 노면전차가 지나가지 않을 때는 간섭이 전혀 없는 것이다. 실제로 노면전차는 간섭이 그렇게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혼용이 가능하다.
또 고가형태의 경전철은 표를 사는 시설물이나 플랫폼 등이 필요하지만 노면전차는 그럴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교통에서 철도를 이용한 교통으로 간다면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명확해진다. 우려하고 있는 교통혼잡을 가져다 준다는 문제는 크게 문제시 될 것이 없다. 서울시의 경우는 지역에 따라 어려울 수 있지만 고양시의 경우는 충분히 노면전차를 운용할 수 있다. 몇 정거장 가자고 사람들이 절대로 고가를 오르락 내리락하지 않는다. 유럽은 경우 노면전차를 확대하는 추세다.

유럽의 좁은 길에서도 충분히 노면전차가 운용되는데 여기서 왜 안됀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구조물을 짓는 고가형태가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체코의 경우 노면전차에 부딪히면 자동차든 사람이든 노면전차에 부딪힌 대상에 책임을 문다. 무조건 말하자면 노면전차에 우선권을 준다. 접근성, 비용, 도시기능 활성화 등에서 노면전차가 경쟁력이 있다.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 노면전차가 월등하다.
경전철이 성공하려면 경의선이 간선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 3호선은 간선 역할을 못할 것이다. 자족도시가 되기 위해 고양시의 주요 거점에 대한 접근성도 중요하다.
자동차에 익숙해진 사람은 자동차를 잘 버리지 못한다. 이게 잘 해결돼야 한다. 사람들이 자동차가 불편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동시에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56개 도시가 노면전차 이용”
심송학 21세기 일산 포럼 교수

94년도부터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주거하고 있었는데 노면전차, 자전거 이용은 삶의 일부분이었다. 2006년도 고양시장님을 만나 바르셀로나가 추진했던 노면전차에 대해 브리핑을 한 적이 있다. 사실 노면전차를 대안으로 고양시에서 처음 제기했고 지금도 제기하고 있다.
노면전차는 인간존중이라는 개념에서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최적의 수단이다.
바로셀로나의 경우 연간 7000명이 관광객으로 들어오고 하루 유동인구가 150만 명 정도다. 바르셀로나 교통국에서는 교통혼잡문제를 해결하면서 어떻게 관광객을 유인하느냐 문제를 가졌었다.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주차요금을 올려서 자가용의 접근거리를 짧게 했고 자가용의 보행자의 도로를 매년 넓혀줬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자가용 이용이 줄어들었다. 결국 대중교통 수단에 대해 이점을 주는 방향으로 이끌다 보니 노면전차가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유럽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교통수단이 서로 정교하게 잘 연계됐다는 점이다.

2008년 현재 유럽에서 노면전차를 이용하는 도시가 56개며 2014년까지 40개 도시가 더 노면전차를 이용할 계획에 있다.
개인적으로 고양시가 계획하고 있는 모노레일 노선에서 계단을 이용하며 환승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을 해봤는데 연간 100억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면서 이 정도의 비용이 든다면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대곡역에다 환승시스템을 만들고 파주에서 고양까지 간선으로 노면전차 구간을 만들면 도심을 통과하는 버스는 다 없앨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을 버스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을까라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 중심에서 대중교통으로 옮겨가야”
박규영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원

고양시 교통의 특징은 자동차 중심의 도시라는 점이다. 경전철 반대하는 분들의 상당수도 ‘대중교통이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데 왜 경전철이 필요하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중교통중심으로 가는 쪽으로 이끌어야 한다.
기존의 버스로 해결해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고양시 버스 노선 50개 대부분이 서울로 향하고 있고 10% 정도가 관내를 돌고 있다. 버스가 관내의 대중교통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버스노선을 서울로 향하게 하지말고 관내로 돌리면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고양시에서 비스듬한 동서 축은 버스가 해결하고 남북 축은 철도가 들어가면 어떨까 생각했다. 경의선과 3호선을 연결해줄 수 있는 철도선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고양시 대중교통시스템의 뼈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한류우드 킨텍스 고양시 자체적으로 하는 브로멕스 등이 확충되고 고양시 위쪽으로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이뤄져 수요측면에서도 크게 무리가 없는 대안으로서 경전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식사지구에서 킨텍스까지 누가 가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노선에서 연계된 환승 수요를 생각해야한다. 김경환 교수님 말씀대로 건설비를 뽑을 정도의 경제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운영비 정도는 뽑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경전철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고가구조물 때문에 주민들이 굉장히 반대를 하는데 경관훼손 때문에 이 사업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측면에서는 공감한다.
전주의 경우 노면전차를 운행하려다 그만 둔 이유가 버스업자들이 굉장히 반발 때문이었다. 노면전차로 가면 시민들이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도 있다. 왜 대중교통 중심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고양시의 홍보가 부족했다. 노면전차를 대안으로 제시해도 주민들이 굉장히 반발할 것이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논의구조가 형성돼야”
윤용석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원

경전철의 도입 목적이 킨텍스 한류우드 개발로 인해 수도권 교통수요를 흡수하고 고양시 안팍의 택지개발사업에 의한 교통수요를 충족시키고, 내부교통문제 해소로 두고 있다. 고양시는 앞으로 삼송과 덕은에 브로멕스 사업이 추진돼 자족도시로 거듭나면 서울로 출퇴근하기 보다 고양시 내부에서 출퇴근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경전철 도입목적을 고양시 외부로부터 사람을 유입시키거나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둘 것인가 아니면 자족도시로서 고양시에서 출퇴근하는데 둘 것인가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

4차선 도로까지 노면전차가 운용된다면 노면전차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자동차 문화가 베어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킨텍스로 올 때 몇 번 갈아타면서까지 경전철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자가용 타고 자유를 이용하면 바로 킨텍스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신교통수단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또 일산과 덕양은 차별이 있다. 덕양 주민들은 신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박탈감을 가지고 있다. 덕양구라는 인구 40만의 지역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그 다음에 시기의 문제인데 경전철이 주민들 사이에 논의된 것이 2006년경이다. 5000억 넘는 사업을 겨우 지금 2년 정도 논의해서 결정하는 것은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너무나 짧은 기간에 경전철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두고 다 거기에 맞추는 것은 잘못됐다. 일본 사례에서 봤듯이 오랫동안 경전철을 논의하지 않았는가. 말하자면 경전철 논의 구조에 시민은 없고 집행부와 그와 관계된 기관만 있었다는 생각이다. 시민이 참여하는 논의 구조가 돼야 한다. 또 고양시 세 개의 구가 같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동차 문화가 너무 확고하기 때문에 시의 교통정책도 자동차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제 사람중심 교통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람중심 교통에서 중요한 것이 자전거가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고양시 내부에서는 자전거,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고양시 외부로 갈 때는 자동차를 탄다는 문화가 성숙되면 신교통수단이 새롭게 부상할 것이다. 3호선, 경의선, 소사 쪽에서 오는 전철이 대곡역을 지나가기 때문에 백마역에서 경전철을 갈아타는 것보다 대곡역을 고양시 교통 중심으로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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