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로봇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윤필립, 김상훈 학생

사진글필립군과 상훈군의 성장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엄마들이 함께 사진 촬영에 임했다. 왼쪽부터 상훈군의 모친인 강경희씨, 윤필립군, 김상훈군, 상훈군의 모친 김미경씨다.국제 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우리 지역 학생들이 금상을 차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처럼 시민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과연 얼마나 멋진 친구들이기에 이처럼 멋진 쾌거를 올린 걸까.그러나 직접 만나본 두 친구는 아직 수줍음이 많고 로봇에 푹 빠져있는 평범한 청소년들이었다. 지난 12일 풍동에 위치한 고양시 청소년 과학로봇 연구회(이사장 장근덕)에서 만난 윤필립(정발고), 김상훈(저동초) 학생을 직접 만났다.“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고, 다 만들고 나서 내가 생각한대로 움직일 때가 로봇을 만드는 가장 큰 기쁨이죠.”로봇을 만드는 기쁨에 대해 묻자 두 친구는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대답을 내놓았다. 대답을 하면서도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이들이 로봇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두 친구가 로봇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윤필립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우주정보소년단활동을 하면서 로봇을 처음 만들어 보면서 그 때부터 로봇의 매력에 빠졌다. 김상훈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보게된 과학 잡지를 통해 로봇을 접하면서 흥미를 갖게 됐다. 그렇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로봇이 이제는 가장 큰 기쁨이고 국제 대회에서 상까지 수상할 수 있게 해줬다.이들은 지난 해 1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열린 ‘제10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창작분야 창의력 평가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에서 김상훈군은 교통 정리와 인명 구조가 가능한 로봇을 만들었고, 윤필립군은 해양에서 배의 정착을 돕는 항만관련 로봇을 만들어 금상을 차지했다.현재 고양시 청소년 과학로봇 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친구는 로봇 만들기 이외에도 창의력 수학이나 영어 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두 친구의 일주일간의 시간표를 보니 쉬는 시간도 없이 빼곡하다. 장근덕 이사장은 두 친구가 만든 것이 단순한 기계로봇이 아니라 전자, IT, 프로그램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창의적인 로봇이라며 필립군과 상훈군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하나의 로봇을 만들기 위해 두 친구는 몇 주씩 회의를 하고 10번 이상 똑같은 로봇을 제작하고 실험운행을 거듭하며 구슬땀을 흘린다.윤필립군과 김상훈군은 로봇 제작에 있어 높은 감수성을 보인다. 필립군은 중3 때 호주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노승채, 김성식군과 함께 만든 로봇으로 동상을 탔는데, 이 때 그는 지뢰제거 로봇을 만들었다. 중동에서 지뢰를 밟고 다리가 절단된 아이들이나 DMZ에서 지뢰 폭발로 신음을 앓는 동물들을 보고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김상훈군은 작년에 고건영군과 팀을 이뤄 국제대회에 참가했는데, 테니스를 치는 로봇과 어둡거나 습한 곳에서 어둠을 밝히고 습기를 제거해 인간의 편리를 돕는 로봇을 선보였다. 이들은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이 존재하고 로봇이 사람을 도울 수 있어요. 또 로봇이 있으면 생활이 편리해지기 때문에 인간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정의했다.창의적인 로봇 만들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두 친구는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필립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1년에 52편의 영화를 보겠다며 매주 극장을 찾아가기도 할 정도였다. 상훈군은 애완동물을 좋아해 뱀, 도마뱀, 강아지, 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들을 집에서 키웠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로봇 만들기로 이어지고 국제 대회에서도 그 창의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두 친구가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을 잘 만드는 비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윤필립 군은 “로봇 만들기를 즐겁게 생각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빠져들면 돼요”라고 말했고, 김상훈군은 “평소에 주변의 작은 사물들을 놓치지 않고 관심 있게 보면 언젠가는 그런 것들이 로봇 만드는 데 다 적용이 돼요”라고 말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즐기면서 집중하고, 사소한 것들에도 애정을 가지라는 뜻인데 어린 나이에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이런 태도를 지니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고양시 과학 발전의 밝은 미래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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