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 화훼단지 민희농장 김영후·탁영심 부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더니 꽃도 사람도 모두 즐거워요.”

원당 화훼단지 농가 중 유일하게 ‘노란 끈끈이’를 붙여서 해충을 확인하고 천적을 투입하여 장미농사를 하는 김영후(62)·탁영심(56) 부부의 농장에는 향긋하고 달콤한 장미향보다도 먼저 반기는 향기가 있다. 깊은 숲 속에서나 느낄 수 있는 신선한 공기의 향기다. 민희농장의 장미는 이 맑은 자연 속에서 야생화처럼 피어난다. 

“천적을 이용하여 장미 재배를 한 지는 3년이 됐다”는 김 대표는 “장미는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잎 숫자가 많아야 하는데, 잎사귀에 해충이 많이 발생해 싱싱하고 큰 꽃송이를 피우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처음엔 손쉽게 해충방제를 했는데 건강에도 안 좋고 일손도 부족하여 무척 힘들었다. 장미농사의 가장 큰 어려움인 병충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 고심하던 김 대표는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천적 활용법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기술보급과 기술개발을 담당하는 고태용 농촌지도사의 도움으로 (주)세실에서 천적을 받아 장미농장에 투여했다. 장미에는 응애, 온실가루이, 총채, 진딧물이라는 해충이 있는데 응애가 가장 큰 문제였다. 뜨거운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 봄에 미리 응애를 예방할 수 있는 천적을 투입한다.

94년도 관산동에서 처음 장미농사를 시작한 김 대표는 98년 홍수로 농장이 모두 침수돼  몸만 빠져나와 구호품으로 생활을 유지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 정착한 곳은 풍동 백마역 부근이다. 하우스 보조 사업으로 천 평 가량의 농장을 지었고 마루시아(흰꽃), 아쿠아(핑크), 굽소데일(노랑)을 재배하여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원당화훼단지에 입주하여, 1300여 평 농장에 마루시아(흰꽃), 아쿠아(핑크)를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고양시 장미농가 12곳과 함께 일본에 장미를 공동수출하기도 했다. 그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진출 한 것은 고양시 장미농가들의 쾌거였다. 김 대표는 “자연친화적인 농법 덕분에 인공방제로 얻을 수 없는 크고 싱싱한 장미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천적농법이 고양시 전역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가장 든든한 협력자는 남편 못지않은 장미 전문가인 아내 탁영심씨 이다. 아내는 농협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졸업했고 환경농업대학도 다녔다. 탁 씨는 장미농사 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회 회원으로 생활원예, 전통 된장 담그기 등 다양한 기술과 정보를 쌓고 있다.

장미농사의 가장 큰 어려움인 해충 문제를 천적으로 해결하면서 이들 부부는 우선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꽃도 좋아지지만 우선 사람이 좋아졌다. 김영후 대표는 “꽃도 사람도 훨씬 쾌적한 환경에서 공생 할 수 있다”며 “좀 더디 가더라도 보다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친환경 농법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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