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에서 가입자는 ‘돈’

최근 고양지역 유선방송사들의 가입자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은 업체의 수익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입자 수에 따라 광고시장이 크게 좌우되는 시장논리가 적용돼 어느 업체가 더 가입자가 많은가에 따라 광고주나 홈쇼핑 업체가 몰리게 된다.

내일방송과 경기방송의 가입자 경쟁은 같은 지역에 난립해 있는 중계유선과 종합유선(SO ; System Operator)업체를 통합하기 위한 방송위원회의 방침으로 야기됐다. 방송위는 지역 내 유선방송 사업자들간에 인수, 합병을 유도하기 위해 내일방송에 SO 신청을 권장하고 올해 8월까지 승인신청을 받아 9∼10월에는 허가심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내일방송이 SO로 전환되면 채널제한, 광고방송 금지 등 중계유선방송사로서 받아오던 많은 제약에서 풀리게 된다. 경기방송측으로서는 사업상 새로운 경쟁상대가 새롭게 생기는 셈. 이 때문에 경기방송은 지난해부터 내일방송을 인수하기 위해 수 차례 접촉을 했으나 인수가격차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방송사 수익의 많은 부분은 홈쇼핑 채널에 의존하고 있다. 애초에 난시청지역 해소를 목적으로 시작한 중계유선사 중 몇몇 업체는 시청료를 통한 수익보다는 광고방송을 통한 수익 의존해 벌금을 물면서까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경기방송이 내일방송의 불법적인 광고방송에 반발하고 있는 것도 광고시장 잠식을 우려한 것. 경기방송측은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홈쇼핑 채널은 경기방송과 계약을 맺고 있는 5개뿐이며 내일방송이 방송하고 있는 유사 홈쇼핑 채널은 모두 불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이유다.
현재 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홈쇼핑 채널은 경기방송이 계약을 맺고 있는 LG홈쇼핑 CJ39쇼핑 농수산TV 우리홈쇼핑 현대홈쇼핑 5개 뿐. 경기방송 관계자는 “내일방송이 방송위원회의 계속적인 경고와 벌금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쇼핑채널을 내보내고 있는 것은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며 원래 중계유선의 홈쇼핑 채널 운영은 불법이기 때문에 탈세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내일방송이 SO로 전환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SO사는 광고방송이 가능해 지기 때문에 굳이 불법 홈쇼핑 업체의 광고를 내보낼 필요 없이 기존의 정식 업체 5곳과 접촉이 가능해진다. 홈쇼핑 업체로서는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입자가 많은 곳을 선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경기방송은 정부의 SO승인 이전에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내일방송도 기존 가입자들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선방송사들의 가입자 수는 업체들에게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기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두 업체 모두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가입자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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