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 화두인 기축(己丑)년 주역풀이

기축(己丑)을 오행에 맞춰 ‘주역’에 대입하면 곤괘(坤卦)가 된다. 곤괘는 음을 나타내므로 물질적인 문제가 화두가 되는 해임을 알 수 있다.

곤괘의 괘사에서는 “땅은 씨 뿌려 성장하고 열매 맺어 암말처럼 씨를 저장하니 군자의 갈 바를 가지고 있다. 양(陽)보다 먼저 하면 혼미해지고 뒤에 하면 얻으리니, 이로움을 주장(主掌)한다. 서쪽과 남쪽-음방(陰方)-은 벗을 얻고 동쪽과 북쪽-양방(陽方)-은 벗을 잃으리니, 정(貞)을 편안히 여기면-본마음 간직함을 편안히 여기면-길하리라”고 말한다.

위의 말을 통해 세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만물을 싣고도 무겁다 하지 않고 열매 맺을 때까지 무한한 사랑으로 길러주는 땅의 덕성을 절대로 씨를 오염시키지 않는 한 마리의 암말처럼 마음에 품고 살아가라는 것이고, 둘째, 이득 추구를 바른 정신보다 앞세우면 이득에 눈이 멀어 혼미해질 것이요, 옳은 정신을 앞세우고 그 정신에 따라 움직이면 이득을 얻을 것이다는 것이며, 셋째, 물질 추구일변도의 사회에서 정신 추구하는 벗들과 어울리게 되면 자연히 물질 추구하는 벗들을 잃게 되지만, ‘올바름을 앞세운 이득추구가 옳다’는 마음을 가진 스스로를 편안히 여기면 길하리라는 교훈이다.

위의 세 가지 교훈은 기축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지침을 제시해 주고 있다. 곧 이렇게 살아야 길하다는 것이다. 곤괘의 이치를 빌어 각 위치에서 길함을 낳는 행동 요령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일반 국민 : 물질을 탐하면 탐할수록 경제가 얼어붙을 것이니 정신의 풍요를 통한 행복 추구로 전환해야 경제도 풀리게 된다.

▲가장, 사장, 민간단체의 장 : 곧고 방정하게 행동하되 땅의 도리인 포용, 길러줌, 부드러움을 크게 가지고 매사에 임해야 현재의 위기극복에 이롭다.

▲재야의 지도자들 : 밝고 아름다운 마음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는 일을 열심히 하되 그 공을 남에게 돌리면 길하다.

▲국정운영 참여자들 : 현재 환경 속에선 스스로의 능력을 뽐내면 해로움이 있고, 능력을 숨기면 칭찬 받을 것도 없지만 허물도 없다. 그렇다고 하여 다들 능력을 숨기면 국가적으로는 흉하다. 국가가 길하려면 떠나려는 인재는 붙잡고 널리 인재를 구해 그들이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경제회생을 앞당길 수 있다.

▲위정자 : 치우치지 않는 바른 마음을 유지하고 하심(下心)하여 밝은이들에게 도움을 받으면 길하다. 그러나 교만한 마음이 일어 스스로의 능력만 믿고 매사에 앞장선다면 불길(不吉)하다.

▲재력과 권력을 크게 갖고 있는 사람들 : 이 사람들이 자신들의 물욕을 채우기 위해서 선량한 사람들을 공격하면 사회가 크게 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계층의 사람들이 욕심을 줄이고 베푼다면 경제 위기가 조기에 해소되고 사회가 안정되는 길함을 낳게 될 것이다.

길흉의 길은 이미 나와 있다. 길한 길을 갔는지 흉한 길을 갔는지는 올 연말에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길한 길을 걸어 길한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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