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학의 즐거움
L’Equation du neupher ─ Les plaisire de la science

알베르 자카르 지음 / 장석훈 옮김/궁리

콩나물 값 계산하는 법만 알면 되지 수학은 배워서 뭘 하나? 이런 물음을 누구나 한 번쯤 학창 시절에 던져봤을 법하다. 하지만 어디 학교에서 그에 대한 그럴듯한 답변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본 적이 있던가?

이 책은 언뜻 보면 과학 교육의 중요성이나 과학의 유용함 등을 얘기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것들을 얘기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이며, 과학을 한다는 것, 학문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또 교실에서 아이들이 진정으로 배워야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인가 하는 것들을 말이다.

“선생님, 전과자도 유전학자가 될 수 있나요?”
“지구에 사람이 넘쳐날 지경인데, 어른들에게 사랑을 하지 말라고 할 순 없나요?”
“어차피 죽을 텐데, 전 왜 태어난 거죠?”

자카르 교수가 프랑스와 세계 각지에서 만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학생들이 던진 질문들이다. 그는 이들과 스스럼없이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변을 시도하고 있다. 유전학자이면서 진보적인 사회운동가인 자카르 교수가 아니라 단지 조금 먼저 삶을 산 인생의 선배로서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준다.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계산 과정의 오류들, 숫자가 갖고 있는 결정주의적 속성, 그리고 인종주의와 아이큐에 대한 이야기들은 진정한 교육이란 어떤 것이며,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종이 정말 과학적인 개념인지를 설명하며 인종주의와 ‘불평등’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수업, 그것이 진짜 과학 교육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고등학생의 과반수 이상이 다시 태어난다면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한 나라다. 공교육에 실망하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이민을 떠나거나 대안학교를 찾고 있다. 혼란스런 교육 환경 속에서 해방구를 찾는 이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은 유용한 지침이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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