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고 오수길 전 문화원장님을 기리며

2009년 2월 17일. 고양시민은 고양문화 행정의 큰 어른이신 오수길 전 문화원장님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실 수 없는 먼 길을 큰 상여를 타고 원장님은 가셨습니다. 불과 1년 전 오수길 문화원장의 주도아래 고양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대화동 뱀개 김녕김씨 김감역 호상 상여소리의 재현과 함께 만들어진 그 상여를 타시고 영면의 길을 떠나셨습니다.

원장님이 어루만지며 흐뭇해하셨던 그 상여를 타고 말입니다. 원장님을 따르고 모시던 문하생과 지인들이 그 큰 상여를 메고 고양의 명창 소리꾼과 함께 상여에 올라 목놓아 울며 상여소릴 했습니다.

고양시를 대표하여 전국의 민속예술축제장을 다닐 때 늘 이 상여는 유해가 없는 빈 상여였으나 오늘은 달랐습니다. 발굴된 민속놀이 호상상여 소리가 재현되었을 때  상여소리의 맥을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시더니 상여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빨리 떠나실 줄 정말 몰랐습니다.

고 오수길 원장님은 문화계의 큰 인물임과 함께 고양교육의 큰 인물이셨습니다. 일산지역의 학교에서 평교사를 거쳐 교장 선생님으로 퇴임 하실 때 까지 이곳 고양의 미래 역군들을 길러내셨습니다. 늘 제자들의 성장을 자랑스러워 하셨고 일산신도시에 편입된 고향 땅 ,주엽동 오마리를 그리워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양을 떠나지 못하시고 어린시절 뛰어놀던 고봉산 태미산 아래에서 산과 글, 시를 무던히도 좋아하며 살았던 분입니다.

문화원에 오신 뒤에도 고양의 향토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온 마을을  조사하고 기록하여 민속, 금석문 대관을 편찬하시고 고양의 역사를 집대성 하신 고양시사도 성공적으로 편찬하셨습니다. 고양문화원의 25년 숙원사업인 독립된 고양문화원의 청사 건립에 전력하시어 전국최대, 최고의 문화원 청사를 건립키로 결정하시고 예산 및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을 바로 눈앞에 두고 홀로 떠나셨습니다.

투병 중인 그 더운 여름, 시청 문예회관 3층의 문화원장님 집무실에 오르시며 숨이 가빠 쉬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수길 문화원장님, 원장님이 그리도 원하시던 향토문화연구소의 창립과 향토사 기록, 계승은 제가 잘 이어가겠습니다. 문화원 청사 및 박물관의 건립은 오늘 영결사와 조사에서 한학수 문화원장님과 강현석 시장님이 영전에서 순조로운 건립을 거듭 약속하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고양의 어린아이들에게 고양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애향할 수 있는 일에 매진토록 저도 약속드립니다.

문화원장님 이제 열정적으로 하시던 일 다 잊으시고 편히 쉬십시오..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하시던 하늘에서 본 고양 땅 이제 마음 편히 내려다보십시오. 두고 가신 큰 짐, 저희 원장님의 후학과 고양의 문화가족이 이어받겠습니다.  가시는 그 길이 가히 애달프고 안타깝지만 저희를 믿고 편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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