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에 바란다

얼마 전에 9시 뉴스를 봤습니다. 지역 아동센터들이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예산이 적어서 아동들을 줄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참으로 암담한 내용이었습니다. 방과후 학교와 달리 이런 시설들은 학생들이 공부뿐만 아니라 자기 집처럼 보호받고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도 하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따뜻한 밥도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들은 처음부터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 차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아동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지원되는 예산이 적어 대표자들이 자비를 투자하거나 지역에서 후원을 받아서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기가 부쩍 안 좋아져서 후원금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센터에 모여서 함께 공부하려면 교재가 있어야 하고, 밥을 먹으려면 식기와 음식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함께 모일 공간도 필요하고, 겨울에는 난방비도 많이 들겠지요. 그러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이처럼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자 결국 지역아동센터들은 학생수를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밝히지는 못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 정원당 법적으로 채용 교사의 숫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학생을 줄이면 교사도 줄이면서 교사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는 생각인 것입니다. 뉴스에 나온 지역 아동센터의 정원은 49명인데, 그러면 교사를 2명을 채용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곳에서는 정원을 29명으로 줄이고 교사를 1명만 쓸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교사 1명의 인건비 70만원으로 조금 더 견뎌보겠다는 생각이랍니다.

뉴스에 나온 그 곳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지역 아동센터의 상황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구나 지역 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등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 해 부모 이외의 보살핌이 필요한 경우인데 지역아동센터마저 이들을 외면한다면 도대체 누가 또 이 아이들을 책임지겠습니까. 결국 아이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각 종 유해 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청소년은 나라의 미래라며 청소년 유해환경 캠페인 등 많은 노력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한쪽에서는 예산을 들여 그런 캠페인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예산을 줄이며 청소년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너무나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정부도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겠지요. 하지만 진정으로 우리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좀 더 심사숙고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뉴스를 보고 나니 동네를 오가며 보았던 지역아동센터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우리 고양에도 많은 지역 아동센터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교육열 또한 결코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는 우리 고양시에서 과연 지역 아동센터들의 상황은 어떤지 뉴스에 나온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됩니다.

제가 봤던 뉴스에서는 고양의 지역아동센터들은 나오지 않았지만 고양신문에서 우리 지역의 지역아동센터들은 어떤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지 한 번 취재해 주시길 바랍니다.
<일산 주민>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