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조각순례 윤동구의 ‘무제’

호수공원에 가면 어린 시절 바람을 가르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세 개의 바람개비가 있다. 조각가 윤동구씨의 ‘무제’가 그것.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에 ‘바람’이라는 자연 현상을 적극 활용했다. 세 개의 수직 철봉을 세우고 각각의 철봉에 바람개비를 달았다. 우리가 어린 시절 만들던 것처럼 날개도 4개다. 약한 바람에도 잘 움직이도록 설계됐고, 바람이 불 때 마다 아래위로 움직인다.

이 작품은 어떤 모터 장치도 돼 있지 않다. 다만 자연 동력을 이용해 바람개비를 움직일 뿐이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바람이다. 바람이 작품의 중심 자리를 자치함으로 바람 자체가 지닌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는 “무심코 지나쳐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바람이다. 작품을 통해 바람을 보여주고 싶었으며, 자연 현상과 요소의 순수한 시각화를 시도했다”고 밝힌다. 이를 통해 자연의 리듬과 생명력을 보여주자는 것이 작가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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