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행복/이브 파칼레, 나는 달린다/요쉬카 피셔

"어느 발 먼저?
오른발?
왼발?
아차, 넘어질라......

균형을 잡아야지. 조심조심 나아가는 거야. 생을 버는 것처럼 공간을 버는 거지. 겸허하게,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 허세 부리지 말고."
그랬다. 우리가 처음 걷기를 아니 걸음마를 배울 때, 그랬다. 주위의 시선을 한눈에 받으며 뒤뚱뒤뚱, 조심조심, 한발씩한발씩...

걷기, 두 발로 걷기, 그건 어쩌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일 수 있다. 물론 간혹 개도 두 발로 걷는 묘기를 부리고, 원숭이들도 두 발로 걷기도 한다. 하지만 두 발로 아주 오래 오래 걸을 수 있는 동물은 우리 인간밖에는 없다.

이제 걷기를 마스터한 아기는 뛰기에 도전한다. 아기에게 뛰기는 또 다른 도전이다. 무수한 시행 착오를 거칠 것이다. 걷기를 처음 배울 때보다도 더 많이 넘어지고, 무릎팎도 더 많이 깨지고, 울음도 더 많이 터뜨리고...

새해 들어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벌써 포기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곧 "설날"이 온다. 다시 한번 시작해 보자. 굳이 뭔가를 시작하는데 양력 1월 1일이면 어떻게 음력 1월 1일이면 어떠하겠는가?

대신 이번에는 지난번 실패를 교훈삼아 무리한 계획은 세우지 말자. 그냥 걷는 것은 어떨까? 그냥 조금 빠른 속도로 조금 멀리, 그러다 흥이 나면 가볍게 달려보기도 하고... 이미 아기 시절에 다 익힌 동작들이니 남들에게 배울 필요도 없고, 뭔가 따로 준비할 것도 없다. 그저 편안한 운동화와 운동복만 있으면 된다.

올 신년 인사로 "돈 많이 버세요"란 말이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좀 진부하긴 하지만 이번 설에는 "건강하세요."란 말로 되돌아가 보자. 혹 이중과세를 무릅쓰고라도 누군가에게 연하장을 보내고 싶다면, 꼭.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다 잡기 위해서 <걷는 행복>을 펼쳐보다. 다 읽
고 나면 걷는 것,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걷는 건 너무 시시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 <나는 달린다>는 어떨까?

그리고 언젠가 "걷는 행복"과 "뛰는 즐거움"이 당신의 몸과 마음을 푹 적시게 된다면, 그 행복과 즐거움이 당신의 주의 사람들에게도 전해
질 것이다. 행복과 즐거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전염성이 강하다고 한다.

<출판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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