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감 선거를 보며>

<최태봉 본지 편집위원>

지난 4월 8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있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학교운영위원이 뽑던 간접선거 방식에서 경기도민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도 실시되었다. 이는 지방자치와 함께 온전한 교육 자치로 나가는 시작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살펴보면 첫째는, 역대 교육감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12.3%)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 자치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낮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자치의 꽃인 교육감의 역할은 막중하다. 경기도 교육예산은 거의 8조원에 이른다. 이는 고양시 예산의 6배나 되는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중요한 위치이며, 여기에 교장을 포함한 교사들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경기도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교육감의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교육 자치에 대한 관심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관망하는 정도이며, 그 결과가 낮은 투표율로 그대로 반영되었다. 둘째는 인구가 밀집된 도시권에서의 김상권후보의 압승이다. 이는 젊은 학부모들의 교육 변화에 대한 욕구가 표심으로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서울 교육감 선거, 일제고사 파동, 과도한 사교육비 등 현 공교육의 부정적 현상들에 대한 학부모의 문제 제기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는 서울 교육감 선거 때 공정택후보가 재미를 보았던 ‘색깔 덮어씌우기’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이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에 따라 교육감 선거도 기존 정치인 선거의 연장성에서 투표하였다면 경기도 교육감 선거는 ‘우리아이들을 위한 교육’이라는 생활적 이슈로 접근하려는 학부모의 표심이 김진춘 후보 진영의 막판 ‘색깔 덮어씌우기’ 전략을 압도하여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앞에서 살펴본 선거 결과를 전제로 향후 과제를 보면 먼저 시민들의 ‘교육자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온전하게 되려면 행정자치 뿐만 아니라 교육자치, 사법자치가 될 때이다. 특히 ‘교육자치’는 교육의 전문성,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아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 교육정책을 펴나가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2010년 6월에 예정되어 있는 교육감선거는  또한 교육정책은 특정정치 세력이 자신들의 이념을 확대 재생산하려는 의도에서 장악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여야 진정으로 우리아이들을 위한 백년대계를 세우는 초석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육감 선거는 색깔논쟁과 같은 진부한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후보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덧붙여 새 교육감에게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몇 마디 말을 하고자 한다. 새 교육감의 임기는 1년 2개월이다.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특히 2009년 교육 예산이 확정되어 있는 현실에서 김상권 교육감이 내세운 정책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까?

너무 조바심내지 않기를 충언하고 싶다. 예산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풀어가기를 바란다. 예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일환인 일제고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면 학교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일제고사의 결과는 내부 참고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경기도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친환경급식 시범 운영과 같은 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진행하여 더욱 확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학부모의 호응을 받을 것이다. 노파심에서 한마디 더하면 오랜 교수로 생활로 교육 전반에 대한 전문성은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초등 교육과 관련해서는 현장 현실이 충분하게 고려되어야 하기에 현장 교사들과 긴밀한 소통을 주문하며, 필요하다면 자문단 등 협력자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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