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는 눈물바다…2차는 아예 냉담

1차 배정은 무효…희비의 쌍곡선

2월 8일. 2시에 나오는 배정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중학교 3학년 교실은 기대감과 흥분은 극에 달한 상태였다. 이윽고 2시. 선생님이 배정결과를 발표했다. 교실 분위기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원하는 고등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자축을 했고, 배정표를 받고 말이 없던 아이들. 1차 배정에 실패한(?) 아이들은 결국 울음보를 터트리고 말았다. “왜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학교에 배정되야하나”, “왜 평준화를 했냐”며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워했다. 울음바다 사태는 성공한 아이들의 위로로 겨우 수습이 되었다.
특히 장성중학교 3학년 김00양은 3년간 전교 1등을 도맡아 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준비했지만 불합격하고, 과학고도 불합격해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안타까움을 샀었다. 집과 멀리 떨어진 덕양구 화정고에 배정되어 다시 한번 주위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예비소집 취소와 배정결과 전면 백지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 교육 당국의 있을 수 없는 실수에 학부모들까지도 참지 못했다. 경기도 교육감의 담화문 발표 후 경기도 교육청과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주)3iST의 홈페에지 게시판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열성적인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앞으로 몰려가 항의를 했다. 또 하릴없이 모인 학생들도 이 날만큼은 전에 없이 목소리를 높여 열띤 토론을 했다. 1차 배정에서 원하는 학교에 배정 받았던 학생들은 불안해하는 눈치였고, 원치 않던 학교에 배정되었던 학생들은 은근히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2차배정…오히려
생애처음으로 편치 않은 설연휴를 보낸 중3들. 16일 10시 재배정 결과를 받기 위해 모인 아이들은 배정결과를 보고도 예상외로 냉담했다. 며칠 동안을 피가 마르게 보낸 탓인지, 교육청에 문의해 대강 짐작을 하고 있던 탓인지, 아니면 교육당국의 계속되는 실책에 감정을 상실했는지 배정 결과를 본 후에도 교실은 환호성이나 눈물 없이 차분했다. 오히려 아이들은 졸업 후 다시 볼 수 없을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김00군은 "재배정은 왜 했어요. 저희 가지고 장난치시는 겁니까?"로 재배정에 대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1차 배정에서 원하지 않는 고등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은 2차배정에서도 변화가 없었다. 신00양은 1차에 화정고에 배정되었다 2차 배정에서는 능곡고에 배정되어 오히려 2차 배정 결과가 더 나빴다.

한편, 1차배정후 기쁜 마음에 달려가서 교복을 주분한 아이들은 교복을 일찍 주문한 죄값(?)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이들은 9일 배정백지화 소식을 듣고 교복 주문을 취소했다. 변함없는 재배정 결과를 보고 교복전문점 주인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주문했던 교복을 다시 주문해야 했던 것.
<인터넷 기자 장성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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