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국립극장 무대에서 독립 외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군사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중>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과 국립극장이 주최하고 한국민족음악인협회가 무대에 올리는 극적 칸타타 ‘백범 김구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가 23일과 24일 이틀동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7665-210) 무대에 올려진다.

우리말 가사로 된 오페라 작품을 만나기 어렵던 우리 나라 클래식 음악계에 민족주의 음악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극적 칸타타 ‘백범 김구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구히서씨가 쓴 대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강준일 교수가 곡을 더했다. 연출은 연극원 최준호 교수가, 지휘 음악원 정치용 교수가 맡았다.

작품은 프롤로그·에필로그와 3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김구가 상하이로 가기 전까지, 2장은 상하이 임시정부 시절, 3장은 해방 이후 암살당하기까지 김구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준다.

1장에선 민속적이고 서민적인 노래로 가족과 벗, 조국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독립군가가 분위기를 압도하는 2장에선 결사항전의 다짐과 일제의 갑작스런 항복이 준 좌절감을 담았으며, 서사적인 3장은 김구의 죽음을 둘러싼 역사적 상황을 표현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선 1949년 김구가 암살당한 직후 이은상이 작사하고 김성태가 작곡한 조곡이 되살아난다.

이 작품은 음악으로 극적인 내용을 전개해간다는 점에서 ‘오페라’다. 그러나 제작진은 “등장인물을 둘러싼 사건이나 줄거리의 전개와 갈등구조 등 연극적 구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대신, 독창 중창 합창 등 음악적 표현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이 작품을 ‘극적 칸타타’라고 불러달라고 주문한다. 칸타타란 악기 반주에 맞춰 낭독되던 운문 이야기를 뜻한다.

민예총은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다섯 도시의 순회 공연에 나서며, 6월엔 백범기념관 건립 시기에 맞춰 다시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23일 오후 3시/7시30분, 24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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