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교사 정직 3개월…학부모 “이해할 수 없다”

성민군(가명)은 아직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
연세대 소아정신과에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 성민 군은 초등학교 1학년. 같은 반의 다른 친구들도 병원에 안 다닐 뿐 사정은 비슷했다. 학교에 갈 시간이면 배가 아픈 친구. 설사를 하는 친구. 새벽부터 학교가야 한다고 서두르는 친구.

아이들 증세가 이 지경에 이르자 학부모들이 나섰다. 아이들 입을 통해 담임교사의 욕을 포함한 폭언, 머리를 내려치는 폭력, 토한 음식을 다시 먹게 하는 위압행위들이 나타났다. 이 반에는 쉬는 시간도 없었다. 화장실도 담임이 허락해야 다섯 명씩만 갈 수 있었다. 학부모들은 지난 해 10월 연대 서명을 했다. 전체 45명 중 39명. 이들은 이 서명이 길고 긴 교육행정기관과 싸움의 시작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히 “내 아이가 학교에서 온당치 못한 대접을 받는 데 항거하기 위한 시작”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39명의 학부모들은 아직까지 관리자의 회유, 압력, 교육 행정기관이라는 ‘거대한 벽’을 마주하고 있다. 모 방송을 타면서 고양 황룡초 사건은 일파만파를 일으키며 전국민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결국 싸움은 당사자인 39명 학부모의 몫이었다.

칼바람이 몰아치던 1월 7일. 문제를 일으켰던 담임 홍모교사의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날이었다. 이날 학부모들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했다. 문제는 그 다음 날. 단지 “징계위원회 결과를 확인하겠다”는 여섯 명의 학부모들은 도교육청 정문에서 저지를 당했다. 우르르 몰려온 직원들과의 몸싸움. 한 학부모는 추운 바닥에 넘어져 끌려나갔다. 이 어머니는 소리쳤다. “사진 좀 찍어.”

이 학부모들은 다섯 시간의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모른 채 돌아섰다. 10여일 후에 확인한 징계위원회 결과는 ‘정직 3개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다”라고 학부모 김상분씨는 말한다. 학부모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건 교육청 관계자들이 누누이 “징계위원회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자”라며 학부모들을 회유했다는 사실이다. 징계 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학부모들이 다음 다른 민원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방법은 없었다.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교육청 장학사들이 더 이상 민원을 낼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회유한 게 아니냐. 장학사들에게 속은 기분이다.”

“교육 행정이 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나서야 한다”가 이번 일에 나섰던 황룡초 학부모들이 공통된 생각이다. 비슷한 시기 은평구 신사초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내 아이를 맡긴 학교’라는 죄 아닌 죄 때문에 결국 학교와 타협하고 유야 무야 일단락 되었다. 그러나 황룡초 학부모들은 초지일관 의견을 같이하고, 같이 행동했기 때문에 학교 안에 숨어있는 문제점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감사하고 있다.

“다른 방법을 찾겠다.” 이번 일에 대표격인 김상분씨는 강조한다. 이들이 아직 싸움을 끝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다. “다른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들과 똑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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