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대학 부총장 신인식


2000년이후 급속한 세계화 진행으로 세계인구 중 2억명이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지구촌시대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거주인구가 1백20만명에 달하여 새로운 다문화사회, 다문화주의의 수용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더욱이 통계청에 의하면 2010년에는 5쌍 중 1쌍이 외국인과 결혼한다고 한다. 특히 농어업종사 남성의 40%정도가 외국여성과 결혼하는 등 다문화 가정의 증가는 한국사회의 다문화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대 이전에는 등록된 외국인수가 3000명 미만이었으나 최근에 급격하게 증가하여 1만여명을 초과하고 있다. 국별로 보면 1990년대에는 미국인과 일본인이 가장 많았으나 2000년대에 와서는 중국인이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다음으로 배트남과 필리핀의 거주자가 많아졌다. 이는 2000년대에 와서 제3세계에서 온 이주노동자와 농촌총각들의 국제결혼이 활발해진 사회적 배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단일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순혈주의가 강한 사회이다. 이는 2007년 유엔인종차별위원회에서“혈육에 근거한 제반차별”을 시정하도록 한 권고가 뒷받침 한다. 이제 고양시도 외국인들이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니며 길거리에서, 목욕탕, 마트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다문화 도시가 되었다.

다문화 도시는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공유할 수 있고 국제적인 인재양성이 가능한 다양한 긍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문화 장점을 우리사회에 내재화하기 위해서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배려가 필요하다. 언어문제로 인한 소통의 부족, 그로 인한 오해와 갈등, 차별과 따돌림 등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겪는 어려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그리고 도시지역보다는 농촌지역이, 선진국 배우자 보다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계 이주배우자가 우리나라 사회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크다고 한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결혼이민자들에게 단일문화의 수용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서로의 방식과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사회통합을 통해 성공적인 다문화사회 정착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다문화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다문화사회의 문제해결은 개별적인 접근보다는 사회구성원에게 다문화현실을 이해시키고 그에 따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는 사회전체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모든 사회구성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문화사회에서 구성원의 요구를 적시에 들어줄 수 있도록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적극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내에 전문적인 상담과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교육기관, 경찰서관계자, 변호사, 복지사, 상담사, 종교지도자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 지역협의회를 구성하는 것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교육기관에서는 단일문화의 가치 교육에서 다원적문화의 가치교육으로 전환하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며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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