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 도서관 시설과 숫자는 타 지방자치단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다. 장서보유 현황은  미흡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한개 도서관의 경우 약 10만여권을 비치하고 있고 여러 종류의 책을 골고루 비치하여 이용하기 편리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서 보유 비율이 천편일률적으로 도서관마다 동일하고 특색이 없어  예산이을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아래 도표 참조).  따라서 각 권역별로 주제가 있는 도서관을 지정하여 전문도서관으로 만드는 방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즉 마두 도서관이 총괄이라면 백석 도서관은 인문과학, 화정은 사화과학, 행신은 경제, 원당은 자연과학, 주엽은 소설 전문 도서관 등으로 중심 주제를 지정하여 그 방면의 도서 비중을 높여 해당 도서관에서 전문 서적까지 볼 수 있도록 하면 도서관의 장서를 질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책을 각 도서관마다 구입 비치하는 낭비 요소를 제거하여 꼭 필요한 책을 많이 구입하자는 것이다.

또 도서관과 지역내 작은 도서관, 아파트 도서관 등을 네트워크로 조직화해 해당 작은 도서관에 고양시 도서관의 책을 한달 또는 2달 정도 장기 대여해줌으로써(구입 후 6개월 이상 경과한 책)  시민들이 집 옆 작은 도서관에 가서도 언제든 고양시 도서관의 책을 볼 수 있도록 하여 책의 가독률을 높이고 독서를 생활화시켜 보자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동네 작은 도서관을 잘  활용하면 하드웨어적인 도서관 신축 수요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적인 도서 구입비를 늘려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 제공으로 주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고양시 도서관은 회의실이 강의실 위주 대형으로 건축되어 책을 읽고 분임토의를 한다든지 하는 모임을 활성화 하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 어울림누리 높빛마슬처럼 10여명 내외의 인원이 사전에 예약을 통하여 2시간 단위로 분임토의실을 사용토록 한다면 도서관 이용자들의 토론문화가 활성화 될 것이고 작가와의 만남 또는 책 내용 들여다 보기 등 동아리 활동 자체가 하나의 문화연대를 형성 문화도시 고양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과제지만 열람실을 줄이고 다른 기능의 공간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서관은 자신의 책을 가지고 와서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도서관에 있는 책을 보고 정보를 검색하고 토론을 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일 것이다.  열람실 위주의 도서관이 필요하다면 아주 획기적인 발상 전환도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 판단된다.  임대가 부진한 건물을 싸게 임대하여 열람실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고 그럴 경우 비용도 적게들고 건물유지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며 고시실화 되어가는 도서관의 품격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새로 신축하는 주민자치센터 등 관공서의 건물 구조를 주민편의 위주로 개편하여 회의실을 2층이나 3층에 배치하지 말고 1층에 배치하고 관공서 업무종료 후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일괄 차단하고 밖에서 별도의 출입구를 통하여 1층 회의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 공간을 독서실 혹은 주민 회의실, 지역 동아리 모임 등으로 이용,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 및 자원봉사회원 등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독서실을 관리할 인적자원은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럴 경우 관공서와 주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모쪼록 양적으로 팽창한 고양시 도서관이 이제는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할 싯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안 외에도 여러가지 좋은 대안들이  모색, 반영되어 선진 도서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에 따르는 관련 규칙을 재정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운영체계 개편으로 진정 주민의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이재준 아파트주거생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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