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구산동 ‘가족과수원’ 안청자 대표

▲ 구산동 풍차가 있는 과수원 안청자(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와 가족들
“호미를 들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 풍차 때문에 마음이 더 즐거워요.”

자유로 휴게소와 심학산이 올려다 보이는 곳. 먼 곳에서도 시선을 한꺼번에 사로잡는 풍차가 있는 과수원이 구산동의 푸른 들판 끝자락에 있다. 그 과수원의 주인장이 되는 안청자 대표(68세).

“가족들이 함께 가꾸는 풍차가 있는 과수원은 모두의 마음을 마치 동화 속 나라로 여행을 시켜주는 것과도 같다”는 안 대표. 빨강과 하얀 빛깔에 나비까지 부착된 5m 가량 되는 풍차가 시원스럽게 돌아가며 손짓하고 있다.

이 풍차는 지난번 킨텍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에 전시된 것이라고 한다. 안 대표는 “첫눈에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서 전시기간 동안 매일 가서 구입하겠다”고 마음을 내비추었더니, 원래는 전시만 할 뿐인데 정성에 감동받아서 마지막 날에 거래가 이루어져 이곳 과수원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했다.

풍차가 옮겨온 뒤부터는 자전거로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자동차로 자유로나 출판단지 쪽으로 가는 사람들까지 차를 세우고 들어와서 신기한 듯 돌아보며 구경을 한다고 했다.

그녀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토록 즐거워 하니까 더 행복하고 기쁘다”고 하며 ‘가족과수원’은 7년 동안 가족들의 땀으로 일궈낸 결실이라고. 나무가 좋아서 처음엔 무작정 심게 되었다고 한다.

나지막한 하얀 나무울타리 안에 매실, 사과, 배, 복숭아, 호두, 살구, 대추 등을 비롯하여 단풍이 아름다운 화살나무와 공작초, 능소화, 사파니아 등을 1200평의 땅에 심었다.

“즐거움을 주는 결실이 있기까지 무척이나 고생이 많았다”는 안 대표. 울타리 너머엔 파주가 되고, 고양시의 끝자락이 되는 이곳의 논을 매립하여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난생 처음 해보는 농사일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고. 어느 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과수원의 둑이 움푹 파이며 무너졌었다고 한다. 또한 버팀목을 하지 않고 심어두기만 하였던 큰 나무들이 태풍에 한꺼번에 쓰러져 어쩔 줄을 몰라서 발만 동동 굴렀던 적도 있다고 했다. 주변에서도 걱정하는 소리가 높아져서 포기하려고 했었는데, 이왕 마음먹은 것 못할 것 없다는 각오로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농업 관련 책도 구해보고 지난해 농협대학 12기 과수과에 지원하여 수료할 때까지 많은 것을 익히고 실습한 것으로 이제는 자신 있게 과수원을 가꾸고 있다고 한다.

송포 농협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 대표. “9살 되는 손자는 하느님 다음으로 우리 할머니가 최고라고 한다”며, 지금껏 배운 대로 퇴비도 만들고 영양제도 직접 관리하며 친환경으로 키운 먹음직스런 과일을 손자, 손녀에게 건네는 행복이 무엇보다 크다고 한다.

그녀는 과수원을 가꾸기 전 세계 각국 사람들을 상대로 보석상을 20년 동안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을 닦으며 땅을 일구는 보람이 더 크다고 하는 안 대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감동과 기쁨을 선사하는 과수원을 가꾸고 싶으며, 내년에는 회원제를 도입하여 소박한 마음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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