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는 지난 6월말에 호수공원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며 10억 원을 들여 야간경관 조명공사를 했는데, 이에 대해 지금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원성이 자자한 실정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기에 시민들이 그토록 반대하고 있을까?

첫째, 세금낭비다. 예를 들면,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벚꽃길 조명등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전기도 필요 없는 멀쩡한 태양광 가로등을 뽑아내고, 5m 간격으로 길 좌우에 모두 104개의 조명등을 설치했다. 이는 30~50m마다 가로등 하나만 설치하면 되는 일반 가로등에 비해 예산이 10배나 더 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철 재질의 사각형 구조물로 모서리가 날카로운데도, 산책길과 자전거 길에 바로 조명등이 붙어 있어 늘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위로 비추는 메탈등과 색채 등이 2개나 달려있어 눈이 부셔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기 때문에, 조명등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둘째, 생태계 파괴. 미국의 경우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상향식 조명등을 설치하면,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빛(조명)공해’에 대해 관련법이 제정되지 않다보니, 사람과 자연을 괴롭히는 상향 조명등에 대해서도 아무런 규제도 없는 실정이다. 일산호수공원에는 벚꽃길, 메타길, 전통정원, 소나무군락지 등 요소요소에 상향식 조명이 기본 컨셉일 정도로 남발되어 있다. 상향식 조명은 사람에게는 눈이 부셔서 시력을 떨어뜨리고, 눈이 피로하여 불면증 등을 가져오며, 철새의 경우 이동 경로를 벗어나게 하고 번식 능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식물과 나무에게는 성장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시시각각으로 색깔이 변하는 LED등과 메탈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호수공원동 이제 우리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유원지’나 ‘나이트클럽’화 되어서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 버렸다.

셋째는 입찰 비리 의혹이다. 입찰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고양시의 입찰 공고에 특정 신기술을 가진 업체가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조명 설계회사는 기존에도 고양시 조명 공사를 많이 맡아왔는데 토당 어린이공원 경관조명, 호수공원 애수교 경관조명, 고양시 꽃탑, 원능하수처리장 경관조명 등이 있다. 최근의 것으로는 2008년 장항근린공원 LED 조명탑 설치공사가 있고, 이번 문제가 되고 있는 호수공원 경관조명을 비롯해, 공사비 50억의 웨스턴돔에서 라페스타까지 ‘명품거리조성사업’ 등을 수주했다. 한 업체가 이렇게 한 지자체에서 조명 공사를 독식하다시피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 호수공원 조명공사의 문제점에 대해 SBS 8시뉴스를 비롯해 13회나 보도가 되었고, ‘일산을 사랑하는 시민들 모임’인 ‘일산사랑’은 2500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호수공원은 고양시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호수공원을 바꿀 수 있는 대형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아무런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진행한, 경관조명 사업은 결국 큰 문제를 불러왔다. 시민들은 문제점에 대해 자료와 논리를 갖고 개선을 요구하는데, 고양시는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정녕 시민이 주인이 되는 바른 행정은 고양시에서 요원한 일일까?

노용환/일산사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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