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행주한우 시식회에서 유완식 지부장이 강현석 시장에게 TMF사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풍족한 음식이 아니라 안전한 음식을 찾게 되었다. 이미 생산은 풍요롭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생산과정의 개운치 않은 사실들이 많이 드러나면서 풍요로움을 축복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게 되었고, 또 그러한 요구에 부응해서 정직하게 생산을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전국한우협회 고양시 유완식 지부장이다.
어느 결엔가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소고기 브랜드가 있다. ‘행주한우’가 바로 그것이다.  고양시한우협회 자체 브랜드인 행주한우는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생산과 유통을 철저하게 관리했고, 그 결과 이렇게 빨리 친숙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유완식 지부장의 발로 뛰는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행주한우’가 유명해진 첫째 까닭은 무엇보다도 맛이다. 시식회 때 맛을 본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부드럽고 고소한 그 맛의 비결은 또 무엇일까? 그것은 행주한우가 먹는 사료에 있다. 고양시에서 사육되는 한우가 먹는 사료는 TMF(Total Mixed Fermantation,완전혼합발효사료)사료라고 한다.

 

옛날부터 가정에서 한두 마리씩 한우를 사육할 때 여름철에는 충분한 꼴을 먹였고 겨울철에는 볏짚, 콩깍지, 무청 및 여러 농가 부산물 등을 혼합하여 물과 함께 삶아서 먹였다. 그런데 요즈음 고양시 한우들은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계산해서 특별히 조재된 완전혼합발효사료 즉 TMF사료를 먹고 있는 것이다.

 

옥수수, 소맥피 등의 곡물류와 볏짚, 청보리, 라이그라스, 엽맥 등의 섬유류 그리고 미강(쌀겨)과 버섯베이지(균사체) 등의 농산부산물과 유산균을 섞어서 만들어내는 것이 TMF사료다. 이러한 사료를 먹고 자란 소들은 영양분 흡수를 잘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소화흡수율이 좋기 때문에 대사성질병에 강하다고 한다. 이렇게 자란 소들이 마블링이 골고루 잘 이뤄진 1등급 한우가 된다고 한다.

고양시 축산 농가 중에서 9농가의 총 1천 800여 마리의 소가 건국대학교 친환경 인증센터로부터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 이렇게 인증을 받게 되면 농가 소득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고양시한우협회의 유완식 회장은 앞으로 고양시의 더 많은 축산농가가 ‘무항생제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한다.

무항생제 인증을 받으려면 항생제 등을 투약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소를 키우는 환경과 사료, 물 등이 그 기준에 맞아야 한다. 한우 1마리 당 3평의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며, TMF사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소들이 마시는 물은 음용수준에 맞아야 하고, 소들로부터 나오는 분뇨 처리 방식도 깨끗해야 한다. 그래서 분뇨의 일부는 친환경농법에 이용되고, 나머지는 벽제 발효퇴비 공장에 보내진다고 한다. 특히 TMF사료를 먹는 소들은 특히 소화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분뇨의 악취가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아이들의 학교급식에 대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관내의 107개의 초·중·고등학교와 김포시의 22개 학교에서 급식으로 ‘행주한우’를 먹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로부터 G마크 받았고, 무항생제 인증도 획득했으며, 육질도 맛있으니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먹을거리가 있을 수 없다.

개별적으로  ‘행주한우’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고양축협 유통사업소와 대화동 농수산물 유통센터가 있다. 그리고 3군데의 지정 음식점인 ‘수림원’(976-9285)과 ‘고봉산 한우터’( 975-9234) 그리고 ‘고양 고기마당’(962-0345) 등이 있다. 

현재 한 달 평균 120마리의 1등급 거세 한우가 도축된다고 한다. 작년부터 계속된 사료값의 상승으로 사육기간을 늘리기 어렵지만 28~32개월까지 사육한 후 도축한다고 한다. ‘행주한우’의 품질을 최고로 지키기 위한 한우협회 고양시지부의 노력이기도 하다.

2,000년 전부터 한반도에서 사육된 한우는 우리 민족과 함께 생활해오며, 농가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게다가 성질이 온순하고, 건강하며, 다리와 발굽이 튼튼하여 장기간 일을 시켜도 잘 견디며 번식력도 좋고, 피부가 두껍고 질겨 훌륭한 가죽을 생산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21세기의 한우 특히 ‘행주한우’는 우리의 일손을 돕지는 않지만 안전한 고급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니 한우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들에게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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