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사에서 도시공사 토론회를 하는 의도가 뭡니까?”

지난 11일 고양신문사가 고양도시공사 설립을 앞두고 개최한 토론회에 앞서 기자는 이런 질문들을 시청 공무원들에게 받았다. 토론회 발제자 혹은 토론자로 참석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백규 과장은 “이미 시가 지난 5월 주민공청회를 했고, 8일에는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까지 했는데…”라며 불참의사를 밝혔다. 결국 토론회에 시청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11일 토론회에는 하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SH 공사 전문위원, 행정안전부 공기업경영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발제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의 토론회는 고양도시공사의 설립을 전제로, ‘바람직한 설립’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발제와 토론도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외부 인사들도 고양시의 설립 자체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물론 행안부 평가위원 이상영 교수가 “공기업 평가대상이므로 3년 동안 제대로 운영실적을 내지 못하면 퇴출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한 지적처럼 모두가 보다 신중한 검토와 의견수렴, 전문역량 도입을 주장했다. 

시는 이미 공청회와 간담회를 통해 고양도시공사 추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알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일 토론회를 참관한 시의회 박윤희 의원은 “고양도시공사가 내년 2월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면서 시의회 간담회는 건설교통위 의원들만을 대상으로 열려 전체 시의원들은 설립과 관련한 내용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간담회와 의견수렴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의 사회를 맡았던 시의회 윤용석 부의장은 시종 중립적인 위치에서 토론을 이끌었지만 정리 발언을 통해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자리에 고양시 관계자들이 공식 참석해 의견을 밝히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민의를 수렴하는 과정이 충분히 있어야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도시공사 설립을 앞두고 시청 내에서는 고위직 공무원들이 대거 자리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오간다고 한다. 2000여명이 넘는 고양시 공무원내 인사 적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공사 설립은 고위직 공무원들의 방출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대한 다소 과한 거부감을 이런 기대와 연결시키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추측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전문 인력의 영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칫 공무원들의 퇴직 후 일자리 창출기회로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번의 실패를 거친 후 전문가영입을 통해 새롭게 출발한 하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가 시종일관 강조한 것도 ‘전문 인력의 영입과 수익성 창출’이었다. 물론 이러한 지적은 지난 5월 시가 주최한 공청회에 참석한 심의위원들에게서도 나왔던 이야기들이다. 시의 관계자들이 이러한 지적에 대해 누구보다 잘알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반영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쉬웠지만 11일 토론회 현장에는 이태균 건설사업소장과 팀장 등 4명의 공무원들이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참석해 토론을 지켜보았다. 이태균 소장은 토론회가 끝난 이후 토론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좋은 토론회였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고양신문사는 언론재단의 후원을 받아 지난 8월부터 4회 동안 ‘고양도시공사의 바람직한 설립을 위하여’ 를 주제로 기획취재와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기획이 ‘고양시와 시민들을 위한 공사 설립’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참석해준 이태균 소장과 공무원, 토론 참석자들 모두에게 뒤늦게나마 고마움을 전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