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릉 방문해 통로, 화장실 등 점검

▲ 모니터링에 나선 한 장애인이 장애인 화장실의 안전장치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지역 내 장애인들이 문화유적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지난 8일 일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서오릉을 찾았다. 이번 모니터링 활동에는 장애 유형에 따라 전동휠체어, 수동휠체어, 목발이용자, 편마비 장애인 등 7명의 장애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해설사의 설명에 따라 수경원과 익릉을 둘러보고 서오릉 내 장애인 화장실과 장애인 주차시설 등을 살펴봤다.

장애인 주차시설에 대한 점검에서는 주차면의 크기가 법적 규격에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오릉의 주차장은 전체 47면으로 이 중 2면이 장애인 전용 구역이다. 장애인 주차구역 의무설치 비율이 1∼3%이기 때문에 2면은 법적 기준을 만족하고 있으나 장애인 주차장의 크기는 법적 기준(3.3m×5.0m)에 못 미치는 2.7m×5.0m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은 서오릉에서의 이동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수경원은 경사가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오르기에는 무리였다.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오르기 어려웠으며 전동 휠체어조차 내려올 때 미끄러지며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수경원과 익릉을 둘러본 장애인들은 서오릉 안의 장애인 화장실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최근에 새로 마련된 서오릉 화장실은 남성용, 여성용 화장실과 함께 장애인 화장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또한 전동식 출입문이 마련돼 내부에 사람이 있을 때는 밖에서 문이 열리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내부에 사람이 있을 경우 외부에 이를 알리는 경고등이 켜지지 않았으며 장애인들의 화장실 이용을 위한 안전봉이 파손돼 이용의 불편을 초래했다. 모니터링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조사표에 이같은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해 나갔다.

박경서 소장은 “장애인들도 엄연히 성별이 존재하는데 장애인 화장실은 공용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나타내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서오릉답게 장애인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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