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 단계로 수도요금 분석, 정책변화이뤄내

 

▲ <프랑스 소비자 보호단체 UFC>

UFC는 프랑스 최대 소비자 단체로 1960년에 만들어졌다. 14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 170개의 작은 지부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찾아와 해결하고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에 압력을 가하는 일도 하고 있다. 매주 발간되는 꼬슈와르(Que Choisir) 잡지를 통해 UFC는 소비자 문제에 대해 조사한 앙케이트나 실험결과를 발표한다. 매주 50만부가 발행되는데 현재 그 판매이익이 UFC 단체 운영비의 90% 재원이 되고 있다고.

 

UFC의 까를리에스(Francois Carlier) 연구실장은 1985년~2005년까지 상수도 요율을 점검한 결과 2.5배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상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까를리에스 실장은 “150년 전부터 프랑스는 상하수도 관리를 민간에 위탁해왔는데 수에즈그룹(suez)과 베올리아그룹(veolia) 양자가 4분의 3을 차지하다 보니 공공기관에 기술적 노하우가 없다”며 “두 기업이 모든 물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20년에서 40년까지 장기계약을 맺다보니 부정부패의 가능성까지도 제기돼왔다”고 설명했다.

문제의식이 기반한 UFC의 활동은 매우 적극적이고 전문적이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민간식수 공급단체가 어느 정도의 가격을 산정하면 적정한지를 지방자치단체별로 점검해본 것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각 가정에 식수가 도달할 때까지를 37개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의 비용을 정산했다. 국가에서 발간하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상수도관로 교체 비용까지 계산에 넣었다. 이처럼 치밀한 연구 보고서가 있는데, 이것은 우리로 말하면 일종의 국토해양부에서 1km당 상수도관로를 교체하면 어느정도의 비용이 드는지를 산출한 것이다. 우리는 이 보고서까지 검토해서 공식 가격을 계산했다.

조사결과를 발표했을 때 UFC는 단체 역사상 가장 많은 압력을 받았다고. 당시 지자체와 민간기업들은 전문 단체도 아닌 곳에서 발표하는 자료는 믿을 수 없다며 UFC의 자료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이어 2007년 11월 발표한 두 번째 연구결과는 다음해 예정됐던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까를리에스씨는 “지자체들이 식수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문팀을 구성해 다른 기업들과 비교를 하게 됐고, 식수공급을 위한 자체 공사를 설립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UFC는 이제 오염된 상수원문제에까지 관심을 확장시키고 있다. 프랑스 상수원은 50%이상 오염돼 있지만 상수처리장을 통과해 처리하기 때문에 식수로 사용하는 데에는 거의 문제가 없다. 그러나 환경적 측면에서 오염된 상수원은 분명 문제가 있다.

까를리에스씨는 “시민의 입장에서 질좋은 물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폐수처리에도 신중을 기해야한다”며 시민의식 개선과 함께, 농가들이 살충제를 줄일 수 있도록 보조금 정책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