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로 일산신도시가 발표되고 개발을 시작한지 20년이 흘렀다. 그러나 신도시개발은 허허벌판인 황무지를 신도시로 개발한 것이 아니고, 기존에 수십년 수백년 동안 뿌리를 내리면서 정착한 원주민들을 하루아침에 내쫓고 정든 이웃과, 정든 땅과 생활의 터전인 보금자리 주택까지 잃고 심지어 조상의 무덤까지 파헤쳐 이 땅위에 콘크리트를 깔고 아파트와 대형건물만 짓는 것이 과연 신도시 개발인가?

식물에도 뿌리가 있고, 우리 사람에게는 더욱더 깊은 뿌리가 있듯이 신도시의 뿌리는 이곳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한 우리 원주민들이다. 이런 원주민들에게 사전에 만족할만한 어떠한 대책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생사를 초월하는 투쟁이 전국 개발지에서 오늘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점과 앞으로의 개선책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만족할만한 보상책이 이뤄지지 않았다. 신도시 개발지역은 지리적 여건이 좋아 땅값 상승지역이고 인구 유입이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땅값 상승지역인데 필요에 의해서 개발하려면 여기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상가가 이루어져야하는데 총 개발사업비를 머리 책정해놓고 여기에다 꿰어맞추는 것이 보상가이다. 필지마다 용도별로 사전에 충분한 현장답사와 평가를 통해서 주민과 사전협의에 의해서 보상가가 산정되어야하는데 일방적인 평가로 인해 항상 보상가 문제로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 대책은 실거래가 이상의 장래 상승값을 감안하여 충분한 보상가가 이루어져야한다. 감정평가는 하나의 절차를 밟기 위한 형식에 그쳐서는 절대 안된다.

둘째, 집단적인 이주단지가 조성안됐다. 원주민들은 수십년에서 수백년 동안 한곳에서 뿌리를 내리면서 이웃과 정을 나누며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주민들을 하루 아침에 내쫓고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살게 하며 이웃간의 정은 물론 그 마을의 전통과 미풍약속까지 깡그리 뭉개버렸다. 주민들이 원하는 지역에 옛마을 이름을 계속 사용하면서 집단 이주단지가 조성되어 옛날과 다름없이 좋은 환경에서 자자손손 잘 살 수 있게 하여야한다. 그럼으로써 신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이나 그 후손들은 신도시의 뿌리는 이런 마을과 주민들의 밑거름이 있었기에 오늘 신도시가 생겼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고 산교육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셋째, 생계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는 농지가 거의 80%이고,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였다.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어 생계가 막막한 지경에 이르렀고, 보상가로 연명하다보니 수년내에 보상가는 바닥이 나고 실업자로 전락하게 됐다. 수천평의 농지를 경작하며 마을의 부농소리를 들으며 풍요롭게 살던 주민들이 개발로 인해 땅 1평도 소유하지 못하고 생계의 유지를 위하여 남자들은 아파트 경비원, 여자들은 청소부로 전락하여 겨우겨우 생활유지를 하는 것을 볼 때 신도시는 과연 누구를 위하여 개발한 것인지 묻고 싶다.

개발당시 30~40대 청장년들은 농업의 역군으로서 한가족, 그리고 이웃의 농사일을 돌보며 하루하루 힘차게 살아왔는데 직업 전환이 안되어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주택난 해결, 주택값 안저도 좋지만 이런분들에게 직업 알선, 취업의 기회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상가용지, 특별공급 또는 주변에 산업단지나 공업단지가 조성되어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찾아줘야 한다.

이상의 3가지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환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로 환지제도가 불가능하다면 과거처럼 균일하게 토지면적에 감보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보완하여 일정 면적 이상은 현급보상하고, 가장 근본적인 주거단지와 생계대책으로서 상가용지는 주민들이 원하는 위치에 우선 공급해 주거와 생계대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도 이주단지와 생활대책은 있으나 빛좋은 개살구이다. 이주단지는 주민이 원하지 않은 위치에 인위적으로 분산시키고, 보상가에 비하여 고가로 분양하고, 생활대책으로 상가용지 8평으로 어떻게 생활대책이 되겠는가? 팔아서 용돈으로나 쓰라고 우롱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1세대당 이주단지 100평 생계대책으로서 상가용지 150평씩 원하는 위치에 특별공급함으로써 줌니들을 외부로 쫓겨나지 않고 신도시에 정착하여 좋은 환경에서 자자손손 뿌리를 내리면서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개발로 인하여 개발자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폭리를 취하지 말고, 우리 원주민들에게 개발면적의 최소한 10%이상은 특별공급하여야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발로 인하여 목숨을 걸고 싸울 필요없고 개발자는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보상금이 많이 팔리지 않아 부동산 값이 폭등되지 않아 경제가 안정되지 않겠는가.

신도시 개발은 어느 특수층만을 위한 개발이 아니므로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다함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신도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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