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와 달리 학교급식이 이루어지지 않던 중고교 학교급식이 정부주도로 민간에 위탁 운영 실시 된지 10년. 학교급식의 위탁운영을 놓고 많은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급식을 실시하게 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전문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영세업체들은 이미 부도가 나거나, 각종 문제로 인하여 이미 문을 닫은 게 현실이며, 현재 남아있는 위탁급식업체들은 운영능력이나 전문성에 있어 그 실력을 인정받은 업체들이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위탁급식이 도입된 것이 1988년 즈음이며, 이시기를 기점으로 기존에  직영급식으로 이루어 졌던 기업체, 공장, 관공서 등의 구내식당이 위탁급식으로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위탁운영의 효율성 및 전문성, 서비스 부분의 탁월함 등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성인급식에는 현재 직영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지난 10년간 거쳐 왔던 많은 시행착오로 인해 현재의 위탁급식의 수준은 그 전문성과 운영관리의 효율성에 있어 직영급식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이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의 수도 훨씬 다양한채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학교급식에 있어 직영과 위탁의 운영상의 비교를 바로 할 수 있으리라 본다.식재료의 구매와 관리의 차이, 메뉴운영의 차이, 조리 관리 부분의 차이, 위생 및 안전관리의 차이, 인력관리 및 각종 업무에 대한 책임소재의 차이, 시설관리부분 및 서비스관리 등. 각 분야의 차이가 현격하게 남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식법은 2010년부터는 서울시 모든  학교가 의무적으로 직영급식체제로만 운영하도록 법으로 명시 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획일화된 급식방식과 관리체계 및 운영시스템을 비교해 보아도 결코 더 나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일선학교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급식정책은 과연, 학교급식의 목적인 급식의 질과 안전성 향상을 통한 성장기 학생들의 심신의 건전할 발달을 증진하고 체계적인 영양관리와 식생활 지도를 통한 바람직한 식생활 습관형성을 잘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의심스럽다.

현재의 위탁급식운영을 잠깐 들여다보면, 위탁급식업체의 독자적인 운영이 아닌 학교, 학부모, 위탁업체가 공동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급식을 제공하고자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마음을 합쳐 운영하는 삼위일체의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고 본다.

매일매일 실시되는 학부모와 교직원, 영양사의 공동검수와 위탁업체 관리팀의 불시 검수, 조리과정의 참관 및 검식, 학생배식과정 참관 등의 활동, 매월 학부모, 교직원, 학생 및 위탁업체 영양사 및 관리자 등이 참여하는 급식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매월 발생된 문제점의 개선과 다음달의 중요 관리점에 대한 토의, 식단의 협의 등 급식에 대하여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과연 직영급식에서도 이러한 의견들이 잘 수용이되고, 협의가 되어지는지 의구심이 들며, 위탁급식의 운영시스템이 직영급식보다 훨씬 고객의 의견을 잘 수용하고 접목시키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한가지 더 간과하고 있는 것은 급식시설의 노후화 및 급식실의 구조적인 부분에 대한 개선일 것이다. 현재의 위생관리의 핵심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의 적용 문제다. 초창기 교육청 주관으로 급식실을 설계, 건축을 할 당시 'HACCP'의 개념이 제대로 인식되어있지 않았으며, 이로 인하여 주먹구구식의 급식실 설계가 이루어 졌으며, 10년 가까이 시설 및 장비를 사용하고 난 현재시점에서 급식실의 시설 및 장비의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한 시기로 그 금액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며, 현재 각 학교별 1억원의 시설지원과 영양사 1인의 인건비만을 지원하면서 직영급식을 하라고 하는 것은 모든 것을 학부모들에게 전가시키겠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부모가 부담하는 것은 식재료비 하나이지만, 중고등학교의 경우 식재료비, 인건비, 시설유지보수비, 수도광열비 등 모든 부분의 경비를 다 부담해야 한다. 현재의 위탁급식과 같은 형태의 운영이며, 단 한 가지 공유재산사용료만 면제되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규모 학생을 수용하고 있는 학교에서 급식에 대한 전문성이 거의 없는 학교장의 책임 하에 직영급식 방식으로만 운영하도록 하는 정책은 다시금 검토 되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학교장은 급식의 위생관리와 식자재 구매등 급식에 대한 식견과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더욱이 조리종사원의 안정적인 인력조달, 조리시설의 유지보수 및 관리기술의 미숙 등, 학교에서 직접 관리하는데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학교는 학생의 인성개발, 학력신장, 건강한 사회인을 양성하기위한 교육기관이다. 이러한 목표를 뒤로하고, 학교운영의 한 부분인 급식에 모든 것을 걸라하는 현재의 모습은 결코 바르지 않다고 본다. 교사들은 교육에 대한 전문가이다. 그들은 그들의 임무에 충실하여야 한다. 이런 임무를 뒤로하고 매일매일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급식사고(식중독)에 연연해 급식에 매달린다면 정작 중요한 교사들의 기본임무는 누가 대신 할 것인가. 현재의 위탁급식운영체제는 유지 되어야 하며, 정부는 이와 관련된 관리감독의 강화와 전문 인력의 확충,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항공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우회장 김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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