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만나는 고양산 ③ - 덕양산

산 속에서의 산 높이는 평야에서의 산 높이와 비교할 수 없다. 덕양산은 강가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어 작은 산이지만 커 보이고, 얕아 보이면서도 높아 보이는 산이다. 덕양구 행주 내외동에 위치한 해발 124m의 덕양산은 고양시민에게 이렇듯 큰산이다.

정상을 동쪽 끝으로 하여 동서로 약간 긴형태를 이루며 산 주위는 남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북한산에서 발원한 창릉천이 산을 에워싸고 돌아 한강에 와 닿는다. 강가에 우뚝 솟아 있어 정상에서 바라보면 서울은 물론 고양시 일대 그리고 멀리 북한까지도 보인다.

옛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가 영토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다투었던 한강유역의 몇 안 되는 요충지였다. 올해로 승전 409주년을 맞는 행주대첩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 대첩은 당시의 권율 도원수가 연합군(관군 의병 승병 부녀자) 2천300여명의 적은 병력으로 3만여 명에 이르는 왜군을 맞이하여 크게 싸워 이긴 전승지다.

덕양산은 일명 행주산 또는 절멸산이라고도 한다. 절멸산이란 뜻은 당시 왜군이 전멸하였다는 구전이 내려와 된 것 같다. 치마에 돌을 날라 끝까지 왜군에게 항쟁해 승리를 했다는 행주치마의 유래가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북쪽으로는 북한산이 한눈에 보이며, 우리 나라의 21세기 철도 대동맥인 고속철도 시발역인 행신기지창이 보인다. 남쪽으로는 서해안 시대의 허브공항역할을 하는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전용도로와 방화대교의 위용이, 북서쪽으로는 통일을 염원하고 달리는 자유로가 시원스레 뚤려 있다. 동쪽으로는 서울의 여의도쪽의 경치가 조망된다.

덕양산은 오늘도 21세기 대한민국의 뻗어나가는 국력의 상징처럼 한반도의 중심부에 우뚝 서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합심해 침략에 맞서 싸워 이긴 구국전장으로서 오늘까지 후세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며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함께 행주 들녘에 묵묵히 서있다.

덕야산의 ‘양’자와 일산에 있는 고봉산의 ‘고’자를 따서 ‘고양’이라는 이름이 전해진 것은 조선 태종13년 1413년부터이다.

<신우근·향토문화보존회>
<그림 김행규·일산미술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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