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당 박찬근 교사

‘철면피(鐵面皮)와 후안무치(厚顔無恥)-쇠로 낯가죽을 하였다는 말로 얼굴 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무한테나 아첨을 일삼는 파렴치한 인간을 가리킨다. 진사인 왕광원은 권력자들에게 가까이 하기 위하여 계속 인사를 돌아다녀, 매를 맞고 문 앞에서 쫓겨나는 일을 당하는 굴욕에 있어서도 오히려 그만두려 하지 않음에서 유래했다.’

화정고등학교 한문교사인 박찬근(40)씨가 인터넷에서 운영 중인 단산학당(dansan.hompy.com)에 올라있는 고사성어 해설이다.

박 교사는 인터넷서당 단산학당을 열어놓고 한문교육에 애쓰고 있다. 이곳에 자신이 직접 만든 ‘조선역사천자문’을 강의하고 있는 것. 그는 “중국 천자문에는 중국의 역사와 인물이 녹아 있어 늘 아쉬웠다. 또 그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거리낌해서 우리 역사와 인물을 가르칠 수 있는 천자문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래서 만든 것이 ‘조선역사천자문’이라고. 1997년 3월에 펴냈다.

단산학당에는 박 교사가 만든 ‘조선역사천자문’과 ‘사서삼경’을 아들 상우(12)군과 함께 훈독해 올려놓았다. 원하는 사람은 회원으로 가입 후 다운받아 공부할 수 있다. 또 고사성어 풀이와 재미로 읽는 고사성어, 한시, 논어 해설이 올려져 있고, 자신이 때때로 쓴 ‘단산문집’을 올려놓았다.

“진정한 역사관을 가지려면 한문은 필수라는 소신 때문에 서당을 시작했다”는 박 교사. 그동안 그의 서당을 거쳐간 사람은 다섯살 꼬마부터 환갑이 훨씬 지난 할머니까지 줄잡아 2천여명에 이른다. 이런 보람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달려 그만두려고 생각한 적도 많다. 하지만 스승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서 계속해서 서당을 운영한다고.

공주사대 중국어교육과에 다니던 그는 85년 7월 공주향교 유림학당에 젊은 선비 1기로 입학했다. 그곳에서 5년 동안 책이 새까맣게 변하도록 사서를 네 번 배우고 삼경 중 시경을 두 번이나 뗐다. “그곳에서 만난 병주 이종락 선생이 ‘배울 사람이 있으면 가르쳐야 한다’며 수강료 면제는 물론, 책까지 빌려주기까지 했다”며 지금 서당을 운영하는 것은 스승의 은혜에 보은하는 길이란다.

박찬근 교사가 말하는 한문 습득의 지름길.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읽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히 공부하는 것 외에 다름 방법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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