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재두루미 일주일째 방치
먹이터 확보 등 보호 대책 시급

다리가 부러진 재두루미에 대한 구조활동이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해 천연기념물에 대한 시 차원의 보호관리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다리가 부러진 재두루미. 사진 고양환경운동연합 제공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관계부서간 소통의 문제라기보다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식물이 주로 서식하는 장항습지, 공릉천 등을 갖고 있는 고양시가 천연기념물 보호?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시 차원의 매뉴얼을 체계화해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관련 내용을 확인 한 뒤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반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 천연기념물과 담당자는 “부상당한 재두루미가 아직 날아다니고 있다면 포획 및 치료 여부에 대해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상황 발생시 신고 절차 및 행동 요령, 보호치료소 등을 명문화한 문화재청의 매뉴얼은 각 시·군·구 지자체 담당자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두루미 포획은 문화재청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지만 치료목적의 포획은 나중에 신고로 대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14일 목격된 재두루미는 20일 현재까지 다리가 부러진 채 여전히 활동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위원장은 “작년에도 전깃줄에 걸려 다리가 부러진 재두루미가 탈진된 상태로 포획됐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며 “다친 재두루미가 아직 날아다니기 때문에 포획이 쉽지 않고 마취총을 쏠 경우 쇼크 받을 가능성이 커 현재로선 포획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또 “탈진할 때까지 꾸준히 지켜보며 포획할 시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인 박 위원장의 표정에선 예년과 같은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으려는 초조함마저 묻어났다.

이어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장항습지에서 목격된 두루미는 총 38마리로 해가 바뀔수록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대규모 신도시, 택지 개발 공사 등으로 철새 먹이터가 부족해지면서 철새들의 서식조건이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며 철새 보호 대책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는 ”볏짚 존치, 볍씨 살포 등 먹이주기 행사를 꾸준히 하는 등 안정적인 철새 먹이터를 공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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