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물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순리다. 물을 막아두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물처럼 막힘없이 흐르도록 해야만 정국에 안정을 기하고 파행을 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우리네 정치판은 과연 어떠한가. 틈만 나면 이판사판 뒤범벅질의 연속이지 않은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맡도록 하는 내용으로 국회법을 개정하겠다’는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이 세간에 논란을 빚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음은 당연한 이치다. 의원 수에 따른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고 다수당의 횡포 가능성도 심대하게 우려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냉철히 생각해보자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는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요 ‘정책’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오늘에 이 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은 정치에 관한 한 결코 낮다고 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셋째, 오늘에 이 나라의 언로 또한 과거와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은 고사하고 인터넷에 올려진 댓글 하나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세상이지 않은가. 넷째, 책임정치는 곧 표에서 나오고 그 결과 또한 표로 심판받게 된다는 점에 모두가 겸허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이 나라 국회는 도대체 그 언제까지 ‘3류 정치’라는 멍에를 걸머지고자 한단 말인가. 하루라도 빨리 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와 선진적인 가치의 신장이 국회에서부터 보다 공고하게 확립되도록 해야 함이 마땅한 노릇이지 않겠는가. 모쪼록 현실 극복을 위한 바람직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이민세/뉴라이트고양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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