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寅(경인)을 오행으로 풀어보면 庚은 양금(陽金)으로 서쪽, 백색, 가을을 나타내는데, 寅은 양목(陽木)으로 동쪽, 청색, 봄을 나타낸다. 그러니 오행(五行)의 측면에서 庚寅은 가을과 봄이 합해져 있는 해이고 또한 寅은 십이지(十二支)에서 호랑이에 해당하므로 백호(白虎)의 해가 되는 것이다.

庚寅을 주역의 괘에 적용시키면 이괘가 나온다. 이괘는 그 모양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으로 스스로와 남을 기르는 상(象)이다. 우는 아이를 젖 주는 상이요, 현자를 길러-발탁하여- 백성에게 은택이 미치게 하는 상이다.

이 상(象)을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풀이해 보면 우는 아이는 국민들이고 젖 주는 자는 위정자에 속하니 정치를 잘해야 우는 아이가 그칠 것이요, 현자를 길러-발탁하여- 국민들에게 은택이 미치게 한다는 것은 선거를 통해 훌륭한 사람들을 뽑아야 다음 선거까지 은택을 누릴 수 있으리라는 뜻이다.

이괘란 나를 기르고 남을 길러주는 도리에 대해 밝혀 놓은 괘이다. 그 요점은 “기르는 것은 정(貞)해야-바르고 정성스러워야- 길하니 남을 길러 주는 것과 스스로 음식 구함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말에 들어 있다. 자기 자신이 먹고 사는 것이 바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늘 살피라는 것이고, 남을 길러주는 것도 제때에 맞게 기르고 있는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기름을 관(觀)하여 바르면 길할 것이나 바르지 못하면 흉하니 기름을 바르게 하라는 가르침이다.

스스로를 기르는 법은 “군자는 이괘의 상을 보고 언어를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여 스스로를 기른다.”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올 한해가 길할 것이다.

남을 잘 길러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때를 맞추는 것이다. 화초에 물을 주더라도 그 알맞은 때와 알맞은 량을 주어야 되는데 하물며 사람을 기름에 있어서는 얼마나 신경을 써야 바를지는 말 안 해도 알 수 있으리라!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괘에서 기름의 공이 가장 큰 것은 천지가 만물을 기르는 것이고 성인이 현인을 길러 만민에게 미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이 가운데 우리 국민이 올해 꼭 해야 할 일은 현인(賢人)을 천거하여 선거에 출마시키고 표를 잘 찍어서 현인을 당선시키는 일이라 생각된다. 표를 찍어 뽑는 행위가 바로 한 사람을 기르는 행이 되는데, 현인(賢人)을 길러 놓아야 그 은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각계각층에서 각자가 해야 될 행동요령이다. 참고하여 만사형통(萬事亨通)하시길 기원 드린다.

일반 국민 : 스스로의 밝음을 버려두고 어둠을 구하지 말라. 욕심에 동요되어 스스로 타고난 밝음을 버리고 어둔 사람들이 하는 일을 지지하여 따르면 흉하다. 비유하자면 먹지 않아도 사는 영물인 신령스런 거북이[靈龜]가 먹이를 보고 침을 흘리는 것과 같다. 스스로의 신령스러움을 잃고 천박함에 떨어지는 짓이라서 흉한 것이다.

출사(出仕)하는 사람 : 가서는 안 될 곳에서 기름을 구하지 말라. 자신이 도리어 더 밝고 바른데 그 세가 길러줄 수 있음을 보고 기름을 구하러 가면 도가 아닌데 망령되이 움직인 것이므로 흉하다.

재야 지도층 : 정도에 위배되는 기름은 구하지 말라. 기름이 정도에 맞으면 남에게 길러지기를 구하거나 남을 길러 줌이 옳게 되고, 스스로를 기르면 덕을 이룰 수 있으나, 정도에 위배되면 하는 것마다 흉하여 이로움이 없다.

고위 지도층 : 지위가 높더라도 현자(賢者)에게 기름을 구하라. 지위가 높더라도 지위가 낮은 현자에게 굽혀 기름을 구해야 길하니, 그 봄을 호랑이가 노려보듯 하고 그 하고자함을 계속 구하여, 현자가 자기로 말미암아 그 도를 천하에 행해 그 덕이 만백성에게 베풀어지게 해야 허물이 없다.

위정자 및 CEO : 현자(賢者)에게 기름 받음을 중단하지 말라. 장(長)으로서 부족하여 현자에게 기름을 받는 것은 상하의 도에 위배되나 마음을 정고(貞固)하게 하여 기름을 구해야 길하니, 현자에게 기름 받는 일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각 분야 유력자 및 종교지도자 : 기름을 조심하여 실천하라. 천하를 기를 만한 능력을 가지고 천하의 기름을 의뢰받은 자일지라도 늘 위태롭게 여겨 조심하여야 길하고, 기름을 실천하여 천하의 어려움을 구제하여야 이롭다.

김백호/단일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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