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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썰매 실력 아직도 쌩쌩해”선유동 서리골 이강인, 유희균, 성기문 옹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0.01.06 12:05
  • 호수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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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문, 유희균, 이강인옹(왼쪽부터)은 "아이들이 많이 찾아서 웃을 일이 더 많고 날마다 새롭다"며 한바탕 웃음을 쏟아냈다.

 

“아이들 웃음소리에 추위와 고단함도 잊어요. 하하.”

고양시에서 겨울을 마음껏 즐기기에 좋은 곳이 있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녹색 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된 선유동 서리골 ‘선유랑 마을’은 이번 겨울에 눈과 얼음썰매장을 개장했다. 이곳에서 얼음썰매를 만드는 서리골 노인회 3인방 이강인(73세), 유희균(71세), 성기문 옹(63세)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강인옹은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이 참새 같이 재잘재잘 거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이쁘다”고. 이곳에서 태어나서 계속 살고 있으며 5대 할아버지 때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6.25 지나고 마차에 농사지은 채소를 실고서 밤11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6시에 지금의 종로 5가에 도착하여 팔았던 적이 있었다. “떡국 한 그릇 끓여도 온 동네가 나누어 먹던 옛 시절이 그립다”는 이옹은 친손자 2명이 고양동에 살고 있는데, 이미 눈썰매장을 다녀갔고 또 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유희균 옹은 “어릴 적, 산에 나무를 주어다가 얼음썰매를 만들어서 타고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이곳 원주민으로서 5대째 살며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해 얼음썰매장 자리에 농사 체험으로 심었던 벼를 수확하여 노인회 겨울 식량으로 사용하며 얼음썰매를 만든다고 했다. 고양동에 살고 있는 11살 된 친손자 1명이 방학을 하여 눈썰매장을 찾겠다며 좋아한다.

성기문옹은 개구쟁이 시절 나막신에 철사를 달아서 스케이트 대신 타고 다녔던 추억을 갖고 있다. 옛날엔 눈이 많이 와서 겨울 놀이로 토끼와 꿩을 사냥하였던 즐거움이 있었다고 한다. 토끼는 다리가 짧아서 특히나 눈밭에서는 잘 뛰지를 못하여 토끼몰이를 하면 서너 마리는 금세 잡을 수 있었고, 잡은 토끼를 깔깔대며 장작불에 구워먹었던 추억은 세월이 흘러도 재미가 쏠쏠하였다고 했다. 또한 산에 소나무를 주워서 뾰족한 부분에 구슬을 박아서 팽이를 만든 후 얼음판에서 신나게 돌렸던 적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소로 듬직하였던 황소로 밭과 논을 갈며 옛날엔 농사를 하였지만, 몇 년 전 부터는 기계화 되었으며, 30년째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며, 고양동에 사는 외손녀 3명이 겨울철에 이곳 눈썰매장을 즐겨 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선유랑 마을에는 서리골 노인회 3인방의 녹슬지 않은 솜씨로 매일 모여서 얼음썰매를 뚝딱 만들고 있다. 요즘엔 나무가 귀하여 송판을 구입하여 굵은 철사 또는 고물상에서 구한 녹슨 스케이트 날을 하나하나 꼼꼼히 갈고 손잡이로 사용되는 각목에 굵은 못을 박아서 머리 부분이 날렵하도록 갈아서 만든다. 아이들은 처음 접하는 얼음썰매를 타기 위해 꽁꽁 언 논 얼음판에서 온갖 힘을 다하게 된다.

옛날엔 눈이 많이 오면 산꼭대기에서 비닐 포대 한 장 깔고서 쭈욱 내려오면 나름대로 근사한 눈썰매장 놀이터가 된 적도 있었다고 하는 이강인, 유희균, 성기문 옹은 “아이들이 많이 찾아서 웃을 일이 더 많고 날마다 새롭다”며 한바탕 웃음을 쏟아냈다.


 

박영선 기자  pysun7258@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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