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저씨’를 해부한다

<표준 신도시 ‘아저씨’>

△아침 7시(일요일 8시 40분)에 일어난다.
△아침은 꼭 챙겨먹고 ‘밥’을 고집한다.
△대체로 8시 이전에 귀가한다.
△평균 11시 55분에 잠자리에 든다.
△가족과의 외식보다는 회식을 자주한다.
△주로 늦잠이나 교통문제로 지각한다.
△직장은 안옮기지만 월급은 적다고 생각한다.
△퇴근할 때는 눈치안보고 당당하게 한다.
△가족과 함께가 아니면 절대로 쇼핑하지 않는다.
△이발소보다는 미용실을 더 좋아한다.
△유일한 액세서리는 ‘결혼반지’다.
△돈관리는 아내가 한달용돈은 36만원.
△카드는 3개를 돌리고 주식투자는 2천만원.
△운동은 절대 하지않는다.
△휴일에는 TV 잡지를 보거나 그냥 잔다.
△책은 소설, 음악은 가요, 영화는 액션이 좋다.
△책은 1년에 2권 사지만 비디오는 1달에 3번 빌린다.
△나는 ‘나쁜 남편’이지만 배우자는 ‘좋은 아내’
△1년에 170만원 정도의 비자금을 조성한다.
△‘김치냉장고’와 ‘아파트’가 갖고싶다.



“친구가 부친상을 당했다. 초상집에 갈 때마다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무슨 위로를 건네야 하는지, 향을 어떻게 피우는지, 부조금은 언제 어디에 놓으면 되는지. 얼렁뚱땅 절차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친구와 술을 마셨다. 또 다른 친구가 왔다. 그는 매우 익숙한 솜씨로 상주와 인사를 건네고 분향을 하고 절을 했다. 나와는 분명히 행동이 달랐다. 이른바 ‘숙달된 조교’의 솜씨였다. 내 친구들은 어느새 ‘아저씨’로 변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김지룡의 ‘아저씨 갱생 프로젝트’ 중)

여자들만 ‘아줌마’란 호칭에 민감한 것이 아니다. 남자들도 ‘아저씨’란 호칭에 자신이 나이 들어감을 느낀다. 어쩌면 화들짝 놀라거나 사회가 지워준 책임의 무게를 버거워 하며 짐짓 뒤로 물러서고픈 생각이 들지는 않을까.

지난 해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에서는 2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의 남성들, 일명 ‘아저씨’로 불리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분야별로 분석한 자료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어저씨들의 세계는 어떨는지….

고양시와 서울 성남에 살고있는 ‘아저씨’ 7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를 거쳤고 △일상 △직장 △패션 △재테크 △여가 △미디어이용 △재교육 △가정 △건강 △제품구매의향 △가치관과 분야별 태도 등 2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 남성들의 표준적인 삶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저씨의 일상생활

아저씨들은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 7시(일요일 8시 40분)에 일어난다. ‘매일 빵 쪼가리 씹고 출근한다’는 불평과는 다르게 10명중 7명은 아침밥을 먹는다.(식사종류 밥 87.2%, 빵 6,2%) 절반 이상의 아저씨들이 8시 이전에 귀가하지만 10시 이후에 귀가하는 사람(7.3%)도 있다. 또 대부분의 시간을 TV를 보거나 특별히 하는 일없이 휴일을 보낸다. 20% 미만의 아저씨들만 집안청소를 돕거나 취미 레저로 시간을 보낸다. 평균취침시간은 11시 55분. 가족과의 외식빈도(한달 2.74번)에 비해 일관 관련된 회식빈도(3.21번)가 높았다.

◆아저씨의 직장생활

현재 직장의 근무년수는 사무직 6년 2개월 자영업 3년 4개월이었고, 이직 경험여부은 사무직(42.9%) 보다 자영업(69.4%)자가 높았다. 전직문제에 대해서도 사무직(66.9%)과 자영업 (77%) 모두 부정적으로 답해 현 직장에 만족하고 있거나 안정지향성을 보였다. 전직을 고민하는 이유는 ‘보수가 적어서(28.3%)’가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해 자본제일주의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올 하반기 주5일 근무제(5.6%)가 실시될 예정이지만 주6일 근무가 대부분을 자치했다. 출퇴근 복장은 정장이나 세미정장이 주류(76%)를 이뤘고, 자유로운 복장인 캐주얼(19.9%)은 비교적 낮았다. 회사에 지각하는 경우 늦잠(35%)이나 교통문제(34.2%)가 주 이유가 됐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퇴근(66.9%)하는 비율도 의외로 높았다.

◆아저씨의 패션생활

아저씨들은 옷을 구입할 때 아내의 의견을 가장 많이 존중하고 있으며, 쇼핑 때 대부분 가족을 동반(82.9% 이상)하고 있다. 1년 동안 정장 캐주얼 포함해 6벌 정도의 옷을 중저가로 구입한다. 상품을 구매할 때도 브랜드는 별로 따지지 않으며 진열된 상태나 아내에게 조언을 구한다. 대부분 세일 기간을 이용(74%)한다. 이발소(29.9%)보다는 미용실(61.1%)을 더 많이 이용하고, 젤 스프레이 무스 등도 70% 정도 사용한다. 주로 하고 다니는 액세서리는 결혼반지(40.9%)였다.

◆아저씨의 재테크생활

수입은 본인(13.7%) 보다는 아내가 관리(55.7%)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달 평균 용돈은 36만4천700원이었으며 대부분 동료나 친구들과 교제에 사용했고, 소수가 취미활동이나 자기개발에 쓴다고 응답했다. 신용카드(백화점카드 포함)는 평균 2.88개 사용하고 있으며, 아내 몰래 사용한 대금 결재는 ‘솔직히 말한다’외에도 ‘현금서비스’‘동료나 친구한테 빌려서’‘아내 몰래 은행대출’ 등 다양한 응답을 했다. 주식투자 평균 금액은 1천927만원으로 나타났다.

◆아저씨의 여가생활

아저씨들의 여가생활은 거의 없어 보인다. 평일이나 일요일 여가시간을 ‘TV 잡지를 보거나(49.1%), 그냥 자거나 하는 일없이 지내는 경우(18.9%)가 대부분이다. 영화 연극관람 등 문화활동이나 독서로 여가를 보내는 아저씨는 5% 미만이었고, 자기개발을 위한 공부(1.4%) 등을 위한 자기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10명중 7명은 정기적인 운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운동을 하는 경우도 헬스 조깅 등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달 평균 문화활동비로 지출하는 금액은 3만원 선. 1년 동안 책(2.37권), 음반 (2.52개)을 거의 구입하지 않고 있으며, 영화도 2회 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소설(40.6%) 가요(70.7%) 액션(70.6%)이 주로 선호하는 장르였다. 이에 반해 1달 평균 비디오 대여횟수는 3회 정도.

◆아저씨의 미디어생활

하루평균 TV 시청시간은 2시간 29분이었고 뉴스 스포츠뉴스 스포츠중계 드라마 교양 다큐멘터리 순으로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디오는 하루 평균 1시간 1분 청취하는데 주로 자가용 안에서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TV는 2/3이상이 보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신문은 종합 경제 정치 스포츠 사회면 순으로 읽는다고 응답했다. 인터넷은 60%가 넘는 아저씨들이 하루 11시간 이내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아저씨의 가정생활

좋은 아빠(229명이 78.69점)·좋은 남편(292명이 80.56점) 보다는 나쁜 아빠(281명이 54.31점)·나쁜 남편(408명이 56.67점) 쪽에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을 올려놓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서(34.5%)란 의견이 제일 많았다. 반면 자신의 아내에 대해서 좋은 아내(606명이 83.80점)라고 답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아저씨들은 최근 3개월 동안 외박을 하지 않았다(87%)고 답했다. 비자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년 평균 비자금 규모는 169만원이라고 답했다.

◆아저씨의 제품구매의향

‘향후 1~2년 내 구입하고 싶은 품목’ 1순위를 김치냉장고(22.7%)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고, 에어컨 디지털카메라가 그 뒤를 이었다. 소수의견으로 골프채 골프회원권 땅 모피코트도 있었다. ‘향후 1~5년 내 구입하고 싶은 품목’ 1순위는 단연 아파트(44.7%)가 차지했고 그 뒤를 자동차(41.9%)가 이었다. 반면 ‘향후 1~5년 내 구입하고 싶은 품목 중 포기 품목’을 묻는 질문에서도 자동차(20%)와 아파트가(14.9%)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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