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요술손’ 김윤원 단장

▲ “움직이지 못하다가 보조기구로 움직이면서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서 이 일을 하게 된다”는 김단장. 맨 앞 전동 드릴을 든 사람 김 단장과 봉사자들

“장애인들이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두동 지방검찰청 고양지청 4층 화장실에서는 뚝딱거리는 망치 소리와 전동드릴 소리 등이 한창이었다. 공사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김윤원 단장(64세).

“이번에 새로 부임한 검사님이 휠체어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개조 공사를 하고 있다”는 김 단장. 77년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지난해 9월, 32년 만에 일시 귀국하였고, 지축동 신도제일교회에서 봉사를 가장 많이 하는 교인이며, 사회복지법인 한벗재단·한벗맞춤 보조 공학센터 제작실장, 사회적 기업 ‘요술손’ 단장을 역임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가용 비행기 인테리어 회사의 기술자로 근무하며, 인테리어 제작 기술로 10년 넘도록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텍사스 주 달라스에서 한인회장(2004~2005년)을 역임했고, 현재도 미주 한인 재단 전국 임원으로 활동하며 한인사회에서 봉사를 계속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아들(경현 35세, 줄리아드 음대 출신, 말라바마 심포니 단원, 비올라 파트)과 딸(지나 31세)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고 아내(김애자 60세 달라스 매스터 코랄 합창단)와 현지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지만, 직원에게 맡기고 봉사에만 전념하고 있다.

김 단장 부부는 매번 나와서 1개월 봉사하고 들어갔지만, 지난해부터는 장기간 머물기 위하여 ‘서울 출입국 관리 사무소장’ 명의의 ‘외국 국적 동포 국내 거소 신고증(임시 주민등록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노후에 보람된 일을 생각하여 한국의 장애인들을 돕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오랜 미국 생활에서 얻어진 인테리어 경력으로 장애인 주택 개조, 맞춤제작을 통한 보조기구 제작, 장애인 화장실 개조 등을 돕고 있다.

아내 또한 달라스에서 주변 한인들에게 모금하여 10년 이상 한벗재단(이사장 백진앙 전 가평신문 편집장)에 매월 1천 5백 불 가량을 보내고 있으며, 한벗회관 건립 때도 1억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하는 일마다 모두가 보람이지만, 그중에서도 뇌병변으로 엄지발가락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던 서정슬 시인(64세)을 위해 맞춤 보조 공학기술로 시창작을 도와준 것이 가장 뿌듯한 기쁨이라고. 마우스를 엄지발가락에 맞추어서 만든 것이고, 30대에 시를 쓰고 중단 되었는데, 지난 해 6개월 만에 6편을 완성시켰고 그 시구들은 마포 전철역에도 새겨져 있다고 한다.

이토록 장애인들의 편리를 위하여 천사 같은 손길을 펼치고 있는 김 단장. 무엇보다도 맞춤 보조 공학의 기술로 미국형 변기(슬라이딩 보드 : 움직여서 변기까지 옮기는 기능)를 구입하여 장애인들에게 대여하는 것도 하고 있고, 방석형 보조기구(방에서 이동할 때 사용) 등을 공학기술을 도입하여 만들어서 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지난 번 높푸른 고양 지속가능 발전협의회 환경인 워크숍에도 참석하였던 김윤원 단장. “움직이지 못하다가 보조기구로 움직이면서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서 이 일을 하게 된다. 장애인들에게 보조 공학을 통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더 힘쓰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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