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조각순례 - 백현옥의 ‘발아’

조각가 백현옥씨의 ‘발아(發芽)’는 호수공원 한편을 차지하고는 ‘조화’를 주장한다.

이 작품은 자연을 모자상으로 의인화시킨 조각이다. 단단한 화강석을 깍아 만이 단란한 모자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어머니의 목을 껴안고 있는 아아와 그 아이를 포근히 감싸는 어머니, 그리고 아이를 응시하는 자애로운 눈빛에서 혈육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된다.

위에서 아래로 매끈하게 내려간 선의 리듬, 그 선과 함께 이어지는 경쾌한 속도감, 더할 것도 없고 모자랄 것도 없어 보이는 모자의 배치. 두 인물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 ‘조화란 이런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일 모태가 인간 생성의 원천이라면 꽃봉우리로 표현된 아이는 자연의 품에 열린 과실이다. 또는 선물. 인간의 존재를 자연의 섭리에 비유해 표현하고 있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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