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구 내유동 ‘현주네 유황오리’

▲ 현주네 유황오리 김세환 대표(왼쪽), 구미화 부부

현주네 엄마와 아빠가 오리구이집을 하신다. 통일로 옆 내유동의 한적한 야산 아래쪽에 자리 잡은 현주네 유황오리(대표 김세환 031-962-3030).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런 아기자기한 오리 요리 전문점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다. 아는 사람만이 찾을 수 있는 산밑의 그런 곳이다.

쌀쌀한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흙에서 쏘옥 올라온 노란 꽃잎의 복수초를 비롯해서 토종 야생꽃들이 자리 잡은 앞마당은 옛날 고향집의 정겨움이 느껴진다. 뒤꼍에는 오리와 토끼들을 기르는 우리도 있다.

오리요리만 13년째라는 김세환 사장님. 몇 년 사이에 오리요리를 찾는 손님이 부쩍 많아졌단다. 오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기도 했고, 현주네 유황오리에 대한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일 것이다.

현주네 유황오리에서는 경기도 양주에서 유황오리를 산채로 가져와 뒤뜰에 놓아 기른다고 한다. 오리는 42일 되었을 때 뒤뜰에 풀어놓은 오리를 직접 손질해 그날 그날 손님들께 내놓는다고 한다.  육질이 가장 담백하고 부드러울 때가 그때이기 때문이다.

현주네서는 왕소금구이와 옻오리, 오리볶음탕, 한방 오리백숙 등이 준비되어 있다. 왕소금구이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오리 똥집과 오리 날개가 같이 나온다. 씹히는 맛이 아삭아삭한 오리 똥집과 콜라겐이 많은 오리 날개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사장님이 직접 오리를 손질하기 때문이다. 갓 잡은 오리소금구이는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겨울엔 호박고구마, 봄의 길목인 3월부터는 참숯불에 함께 구워먹는 제주도 햇감자도 별미다.

또한 간이 좋지 않은 사람, 손발이 찬사람, 냉대하가 있는 사람, 위암, 자궁근종 등의 예방에도 좋다는 참옻을 넣고 끓여낸 옻오리 역시 손님들이 좋아하는 메뉴 중에 하나다. 예전에는 주변 산을 돌아다니며 참옻을 구해서 썼으나 이제는 옻오리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져서 단골집에서 참옻을 가져온다고 한다. 커다란 들통에 참옻을 넣고 끓여 육수를 낸 후 그 국물에 오리와 밤, 대추, 마늘 생강과 면 보자기에 넣은 찹쌀, 검정콩, 수수를 압력솥에 넣고 25분간 끓여내면 국물이 그렇게 시원하고 깔끔하다고 한다.

미식가만 찾는다는 토끼탕도 김세환 사장님의 자랑거리다. 깔끔하고 개운하며 소화가 잘된다는 토끼탕. 백학에서 가져온 토끼를 기르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준비한다고 한다. 오리탕이나 토끼탕은 준비하는데 약 1시간여가 걸리기 때문에 미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해도해도 일이 끝이 없기 때문에 음식점 운영이 쉽지는 않다고 하지만, 현주네 유황오리 안사장님은 장사가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손님들에게 준비한 요리를 대접하는 기분도 좋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고 한다. 손님을 마음으로 맞이하는 안사장님이다.

묵은지, 오이절임, 무절임과 여러 밑반찬을 모두 직접 만든다는 안사장님은 품질이 좋은 재료를 구입해 요리를 한다고 한다. 요리의 기본은 재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맛좋은 풍성한 음식과 안사장님의 즐거운 얼굴을 대할 때 그 맛은 입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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