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아마추어 축구 동호회 C.B무원

“공을 차다 보면 밥 먹는 것도 잊어요. 전 축구에 미쳤나봐요.”
축구가 너무 좋아 모인 아이들. 몇몇 고등학생들이 지난 해 여름 ‘우리도 팀을 한번 만들어 보자’라는 단순한 객기(?)로 시작된 축구 동호회 C.B무원(콤비네이션 무원·대표 문형관).
C.B무원은 올해 1월 축구를 좋아하는 행신동 무원마을의 몇몇 학생들이 모여 정식으로 결성했다. 공지사항이나 시합 섭외 등은 인터넷(http://new.sportslove.com) 동호회 싸이트를 통해 하고 있다. 연습경기는 1주일에 한번을 원칙으로 한다.

자신들은 “아마추어지만 실력은 수준급”이라고 자랑이다. 그러나 막상 실력은 글쎄다. 공식대회에 몇 차례 출전했지만 이러다 할 성적이 없다.
그러나 내부 규율만큼은 엄격하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지만 같이 경기를 해보고 실력이 없으면 강제로 탈퇴시킨다고. 그래서 지난 주에도 회원수가 27명에서 26명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모임때마다 지각자가 많아 직접 제재에 나섰다. 팀의 리더중에 한명인 황상대군(싸이트 관리)은 “모임에 늦는 회원은 경기에 못 뛰게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C.B무원의 홍순주(무원중3)군은 중학생이면서도 쟁쟁한 형들을 제치고 스트라이커로 발탁됐다. 모 고등학교에서 축구부에 들어올 것을 물어올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을 갖고 있다. 현재 홍군은 성인 조기축구회에도 가입돼 있다. 팀의 중학생은 홍군을 포함 3명.

이 팀에는 용병도 두명이나 포함돼 있다. 캐나다가 국적인 제프(Jeff Cox·26)와 에릭(Eric Bonija·22). 제프는 고양시에 있는 학원의 영어강사, 에릭은 서강대에 다니는 학생이다. 둘의 공통점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것과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 인근 무원중학교에서 가끔 공을 차다 C.B무원에 전격 스카웃 됐다. 상대팀이 부정선수라고 항의해도 상관없다고 한다. 결국 아마추어 아닌가.

C.B무원은 본사가 주최하는 ‘고양시 모의월드컵’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직접 뛸 수 없어 아쉽지만 자원봉사라도 하겠다고. 시험기간이라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한다.

사진설명
지난 16일 오후 무원중학교 운동장에 모인 C.B무원 회원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상준(화수고), 황상대(무원고), 문형관(행신고), 이경진(무원고), 이동혁(무원고), 유진혁(행신고), 현주봉(행신고), 김지수(무원중), 조해성(무원중), 홍순주(무원중), Jeff Cox, Eric Bonija, 오중민(무원고)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