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식당 입구에서 흔히 보는 장승과 솟대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의지하고 섬기던 민간신앙의 대표적인 유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고양시에도 정발산 도당굿 터, 관산동 성황당, 능곡의 삼성당, 북한산 산신당 등의 많은 민속신앙의 유적지가 지금도 남아있는 것으로 미루어 예전에는 장승과 솟대가 이 지역 많은 농촌마을에도 분포하였을 것이라 짐작한다.
장승과 솟대 신앙은 알타이어족 계통의 공통된 신앙물로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경기 남부지역과 전라도, 경남 해안가 마을, 그리고 제주도에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장승의 주재료는 돌과 나무로서 깎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얼굴 모습과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의 한쌍, 또는 남방적제장군, 북방흑제장군, 동방청제장군, 서방백제장군 등의 이름을 쓰고 마을입구에 솟대와 함께 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통례이다. 이는 마을 진입로를 따라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좋은 기운이 나가는 것을 막고자하는 의미와 항상 그 앞을 지나며 가족의 안녕과 소망을 빌기 위함이었다.
또한 장승은 길 안내 표지판 역할로 세워지기도 하였다.

솟대는 길쭉한 나무나 돌 위에 오리를 조각하여 올리는데 이는 농경문화에서 중요한 물을 기원하는 것이라 추정한다.
오리는 물에서 살며 날 수도 있어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비를 하늘에 기원할 때 전령사 역할의 상징성을 띄고 있는 것이다.
기다란 나무 위에 한 마리, 또는 두 세 마리를 함께 올리기도 하며 지역에 따라 까마귀, 기러기, 갈매기 등 새의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북아시아 샤머니즘 문화권의 하늘을 떠받치는 세계나무(World Tree)와 물새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아주 오래된 민속 신앙의 대상이라 생각된다.

장승과 솟대는 일반적으로 음력 정월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먼저 산신제를 지내고 산에서 나무를 베와 장승을 깎고 글씨를 쓴 다음 장승제를 지내며 세운다. 장승제를 통하여 공동체 생활의 마을 결속력을 다지며 축제를 벌인다.
바쁜 일상과 대형 종교, 거대화한 도시의 현대 물결에 밀려 사라져 가는 장승과 솟대 등 민간신앙 대상물을 직접 만들어 보며 그 의미와 우리 조상들의 기원하던 모습을 떠올려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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