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월드컵 최고령 출전선수 정영진 씨

환갑을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을 찾아 공을 차는 할아버지가 있다.
성저 조기축구회 고문을 맡고 있는 정영진 할아버지. 38년 출생으로 현재 64세. 모의월드컵 참가 신청서를 낸 팀들의 선수 중 최고령이다. 더욱 놀라운 건 모의월드컵 대회에서 베스트 11으로 뛸 예정이라는 것.

정 고문은 젊어서 공 한번 만져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20년 전 벽제에 살던 당시 우연히 친구들을 따라 고봉조기 축구회에 참여하면서 정씨의 축구사랑이 시작됐다.
지금은 팀 사무실에 축구관련 잡지가 없다고 야단칠 정도다. 축구인들은 항상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씨의 주장이다.

최근 정씨는 직접 그라운드에 나설 수가 없다. 지난 16일 친선경기에서도 유니폼을 입은 채 계단에 앉아 경기만 지켜볼 뿐. 최 고문은 지난 해 말 시합 중 무릎인대가 늘어나 팀의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그러나 본선에는 꼭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후배 선수들에 따르면 정씨의 위치는 리베로다. 어떤 특정 포지션이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위치다. 최고 연장자에 대한 팀원들의 배려다. 그러나 본인은 수비에만 치중하겠다고 한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또한 시합 전시간을 뛰기에도 무리라고.

팀의 총무인 양문선씨에 따르면 최 고문은 운동장에만 나오면 어린애가 된다고 한다. 최 고문이 마지막으로 골을 넣었던 지난 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든 선수들이 일부러 최 고문에게 공을 양보해 ‘결국 한 골을 넣고 어쩔줄 몰라 하셨다’는 일화는 모르는 회원들이 없다.

현재 성저축구회는 5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모의월드컵에는 대화동 지역으로 일찌감치 신청을 끝내놓고 매주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정 고문은 우승보다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부상이 뭐죠?”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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