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선유동 예은 허브농원 최복기 대표

▲ 허브 농사로 딸에게 아토피 치료를 해줬을뿐만 아니라 부활절에도 향기로운 허브를 전도하는 최복기 대표

“허브의 효능을 체험하며 농원을 운영하여서 더 기쁩니다.”

농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봄은 역시나 노란색으로 왔다. 개나리자스민(개나리를 닮음)의 향긋한 꽃내음이 코끝으로 전해지며 살포시 반겼다. 이곳에서 허브농사를 짓는 최복기 대표(48세). “식물을 자식 같은 마음으로 기른다”는 최 대표. 그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딸(예은, 예수님 은혜로 딸 낳음)이 있다. 예은이는 어려서부터 아토피가 심했다.

2004년부터 허브농사를 지으면서 그의 딸은 허브농원의 땅을 밟고, 허브가 품어내는 향기를 맡으며 포트 옮기는 작업을 도왔다. 그런데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심하게 가려운 증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보기 흉할 정도로 심하던 상처까지도 흔적 없이 말끔히 치료가 됐다. 그때부터 허브 재배에 더 정성을 쏟으며 키웠다고 하는 최 대표.

허브를 농사짓기 전 98년 무렵에 장미를 재배한 적도 있는데, 공릉천 범람으로 하우스 뼈대만 남고 완전히 물에 잠겼다고 한다. 그때 백마부대에서 대민지원을 해주어서 장병들의 노고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고, 다니고 있던 대자동 벧엘교회(담임목사 송기섭)에서도 쌀과 부식류 등을 지원해주어서 막막하던 심정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도와준 것이 고마워서 더 교회를 열심히 다니게 되었고, 초대 수석 장로의 임무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아들이 있는데 7살 무렵 선유동 철길에서 유치원 차와 열차의 충돌로 머리를 12바늘 꿰매는 큰 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대형 사고를 겪었지만, 다행히도 아들은 반듯하게 자라서 지난해 입대를 하였고, 가족 모두가 큰일을 겪은 후부터는 더 깊은 신앙생활을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신앙으로 맺어진 끈끈한 인연으로 살아가는 아내(강옥자 46세)와 1000평의 농원에서 20여 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있다.

정성껏 키운 허브로 부활절 계란 대신 향기로운 허브를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고양동 지역 전도 나갈 때도 휴지 대신 허브를 나누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서북노회 국내선교부 행사의 일환으로 7개 지역 경찰관 8000여 명 등 크고 작은 전도 활동에 이곳의 허브가 향기로움을 전파하였다고 했다.

허브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향기로움과 일상의 피로로 2% 부족한 휴식까지도 아낌없이 준다. 보랏빛 솜방망이 모양의 ‘라벤더’는 피로회복과 숙면에 효과가 있고, 살충, 방충에 좋아서 서랍 속에 넣어두면 곰팡이가 끼지 않는다. 빨간 꽃이 귀여운 ‘체리세이지’는 만병통치약으로 잇몸 염증과 감기에 효험이 있다. ‘헬리오트러프(초콜릿 같은 달콤한 향기는 목이 아플 때)’, ‘모기 쫓는 구몬초(향수나 화장품, 아이스크림에 사용)’, ‘스테비아(설탕 대신 당뇨환자 사용)’ 등 다양한 허브가 우리에게 그 효능까지도 듬뿍 선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성탄절날 분위기를 조성하는 ‘율마’를 10년 넘도록 2미터 이상을 키워서 2008년도 고양 꽃 전시회에 전시를 한 적도 있는데, 소나무같이 피톤치드의 향을 내며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고양시 환경농업대학 전문농업인반을 다니며 학생회 부회장도 맡았던 최 대표. “앞으로 2000평 규모로 허브농원을 확장하여 체험장을 운영하고 싶고, 고양 꽃 행사에 관내 화훼 농가의 꽃을 사용한다면 농민들이 더 힘이 날 것이다”라고 소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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