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풍경’ 고양지부장 이준무

▲ “맏며느리 역할을 충실히 해낸 아내가 무척 고맙고 좀 더 넓은 곳에서 한우를 키우며 못다 이룬 꿈을 설계하고 싶다”는 이준무 지부장.

“든든한 재산이 되는 한우를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대량유통을 요구하는 한우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많은 분량의 유통 시스템을 갖춘 광역브랜드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중에서 경기북부 7개 지역(양주, 남양주, 파주 연천, 김포, 부천, 포천, 고양 축협) 공동브랜드인 ‘한우풍경’의 이준무 고양지부장(65세)은 “한우가 광역화되기 위하여 1년 전에 탄생되었으며, 고양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풍경 광역브랜드는 차별화된 생산과 판매 전략을 통해 고급육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있으며 더구나  정부 지원 정책이 광역 브랜드 위주의 지원에 있기 때문에 더 필요하다.

고양에서는 20여 명의 한우 농가가 회원으로 있으며 이들 농가의 출자금으로 거세우 2마리가 이 지부장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고 내년 이맘때쯤 출하하여 자체적으로 기금을 조성한다고 전했다.

화정동이 고향인 이 지부장. 6살 때 6·25가 나서 외양간에서 잠을 청하는 피난생활을 남쪽에서 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 고향인 이곳 화정동 지역에서 생활하였다고 한다. 그 옛날 서오릉에 있는 어느 릉에서 물이 흘러나와서 어떤 지관이 화정 쪽에 우물을 파라고 해서 팠더니 서오릉엔 물이 안 나왔다는 설도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지금의 화정역 부근에는 물이 무한정 많이 나왔고, 마을 청년들이 지게로 넙적한 돌을 옮겨서 빨래터를 만들어 두었는데, 겨울에도 얼지 않아서 동네 아낙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빨래를 하며 항상 이야기꽃을 피웠다고 한다. 그는 결혼 후 화정동에서 시설 채소농사를 짓게 되었는데, 몇 해 전 한강둑 붕괴와 많은 폭설로 하우스가 잠기고, 주저앉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토록 힘든 상황을 극복하며 새벽 4시면 일어나서 이 지부장은 멀리 수색까지 일할 사람들을 태우러 다녔고, 아내는 일꾼들 밥을 하며 채소 농사를 지어서 도매시장에 내다 팔고 오면 밤 12시가 훌쩍 넘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렇듯 “고단함과 분주함 속에서 기울어진 집안 살림을 일으키려고 밤을 낮같이 일을 하였다”고 하는 이 지부장 부부.

손길이 부족하여 아이들 셋(큰아들 외국에서 직장생활, 딸 미술학원, 막내아들 농장)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였는데, 큰 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스스로 옷을 세탁하며 학습도 자율적으로 하였고, 청바지 2개로 1년을 지냈고, 세 명 모두가 대학시절엔 아르바이트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저축까지 하여 통장으로 가져오기도 했다고 한다. “쓰고 싶은 것 마음껏 못해준 것 찡하지만 생활력 하나는 강하게 키웠다”고 하는 이 지부장.

농사짓는 부모의 힘을 덜어 주려고 스스로 자기 일을 찾아서 한 아이들이 기특하며, 큰아들(37세)과 막내아들(31세)이 아직 미혼인데, 올해는 심성이 예쁜 며느리를 맞이하고 싶다고 했다. 농사를 열심히 지어서 출하한 것도 중요하지만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이 더 큰 보람이라고 하는 이준무 지부장.

30년간 하던 얼갈이, 열무 등의 시설 채소를 접고서 4년 전부터 듬직한 재산이 되는 한우를 30두에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막내아들이 뜻을 같이하여 한우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며 사육할 수 있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고 하는 이 지부장.

“맏며느리 역할을 충실히 해낸 아내가 무척 고맙고 좀 더 넓은 곳에서 한우를 키우며 못다 이룬 꿈을 설계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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