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씨앗

정이천(鄭伊川)선생은 “종을 화가 났을 때 치면 격한 소리가 나고, 슬플 때 치면 슬픈 소리가 난다”고 하였다. 종(鐘) 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그 소리가 각 각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종 스스로가 소리를 내지 못하는데 있다. 이로 인해 종 치는 사람의 감정이 종소리에 개입 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말도 이와 같다. 똑 같은 말이라도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하는가에 따라서 그 소리가 달리 들리는 법이다.

그러므로 듣는 이를 감동시키는 것은 언변(言辯)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가짐과 사람됨인 것이다. 그래서 이천선생도 “한갓 구변으로 남을 감동시키려 하는 짓은 천박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徒以頰舌感人不亦淺乎)『近思錄』<政事類>”고 평했다.

요즘 정치인들이 새겨들을 말이다. 하는 말마다 좋은 말인데 그 소리가 미덥게 들리지 않는 것은, 그 마음이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구변만 앞세우기에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천박함을 추구하는 자는 누구든 이 사회의 좀이다. 당연히 추방시켜야 한다.

<김백호·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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